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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Oct 13. 2024

그래도 계속 가라.

조금만 더, 한 발짝 만 더

좋다.

그것도 너무 좋다.

주어진 고통을 온몸으로 느꼈고 즐기며 달렸다.

원하는 목표 10킬로를 달성하려면 그 정도 힘듦을 견뎌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이럴 수가..

그냥 호흡에 집중해서 달렸을 뿐인데 12킬로 완주했다.

좀 멋졌다.


"과녁을 향해서 쏴라."


딱 목에만 집중했다.

주어진 1시간도 견디지 못하면 세상 그 어떤 난관을 이겨낼 수 있을까?  어떤 순간이든 주어진 장애물을  받아들이고 지나갈 과정을 집중하자. 역시 긍정적 생각이 나를 웃게 했다.


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몸에 집중했는데 푹 눌러쓴 모자에 흰색 자켙을 걸치고 우린 정확하게 눈이 마주쳤다. 난 약간의 속력으로 달리고 있었고 그는 천천히 걷고 있었다. 잠깐 머뭇거리며 어색하게 손을 들었다. 헉, 보지 말았어야 했다. 다행히 호수 3 바뀌를 도는 동안 더 이상 맞 닿뜨리지 않았다.

그리움이란, 추억이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할 때 심쿵한 법이다.  다시 생각해 보니 감사였다. 느끼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여운이 남는 글 자락 남길 수 있음이~소중하지 않은 경험은 없다.

좋다.

이렇게 손 끝에 느껴지는 따스한 종이컵의 감촉이 좋다. 혀 끝에 닿는 씁쓰름한 커피 향이 좋고, 원하는 목표를 견디고 나서 누리는 소소한 여유가 오그라들게 좋다.


평범함 속에 무료함이 있고, 특별함 속에 짜릿한 쾌감 있다.

삶이 던져준 숙제를 있는 그대로 풀어보자.

어떤 원인도 결과도 다 나를 위해 일어난 일이다.


위기 속에 기회 있고, 슬픔 속에 미소를 발견하고, 이별 후에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는 법이다.


어떤 순간이든 다 살아있음에 신이 던져진 선물이었다.

있는 그대로 오늘을,.

이 순간을 즐겨보겠어!

놓쳤다.

어제 읽은 책 속 여운 때문에 오늘 12킬로를 달렸다.

저 밑바닥에서 웅성거렸다.


"조금만 더..

한 발짝 만 더..

그래도 조금 더 가라."


그냥 남이 쓴 검정 잉크의 흔적이 나를 지배할 수도 있는가?

책은 진짜 강한 끌림과 깊은 매력의 소유자였다.

내 삶의 영향을 미치는 "너"

오늘은 책 너를 멀리하겠어!

제발 하기 싫은 집안일 좀 하고 살아!

누가 대신 해 줄 수 없다는 사실 알고 있지! 하기 싫은 것도 하는 거야..


오늘도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 볼 것!!!

#나답게 #달리기 #한 발 더 #가을 #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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