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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 빛나는 밤에 Jan 08. 2024

힘듦만큼 근육은 붙는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 그냥 몸을 움직이는 게 답이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집중이 안 되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가 있다.

급한 일과 마주하는데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상황 말이다.


엊그제 내 마음이 그랬다.


시간 부족으로 에세이 수정을 못하고 그냥 책으로 지필 했다.

나중에 퇴고해도 된다고 했다.


여백의 공간에 내 체취가 들어있는 흔적들과 마주하기 민망했다.

그때는 무슨 생각으로 적었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어설픈 끄적임이었다.

기록은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 여행이었다.


"몇 달 전에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행동을 했구나!"

복기하는 시간이 나쁘지만 않았다.

단지 완벽하지 않은 글에서 서툰 내 모습이 보였다.


처음 쓴 글을 읽고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밀어냈던 책과 마주했는데 잡념이 많은 머리는

글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몸도 마음도 무겁고 힘든 시간으로 낭비하고 있었다.

뒹굴뒹굴 쉬는데 마음은 지옥행 열차는 타는 상황!



몸을 움직여 기분전환이 필요했다.

근력운동도 해야 해서 이번에는 헬스장으로 향했다.

어쩐 일인지 아들도 내 뒤를 쫄랑쫄랑 따라왔다.

혼자 가고 싶었지만 거절 못 했다.

집중하지 못하고 건성건성 운동하는 모습이 내 신경을 자극했던 옛날이 생각났다.

내 기준에는 아들이 하는 행동들이 마음에 안 드나 보다.




점심 먹고 나른한 오후 휴식을 부르는 시간대로 사람들이 둘 밖에 없었다.

휴일이라는 핑계로 이른 아침에 달리기를 하지 않아서 러닝머신으로 올라가 유산소 운동을 했다.

목표는 딱 5킬로 

헬스장에서는 오랜만에 달리는 상황이라서 처음에는 걸었다.

5분 걷고 나니 달리고 싶은 욕구가 발동했다.

내 속력보다 조금 낮게 달렸는데 기분이 좋았고 달릴만했다.

속도를 올려서 내 몸에 맞게 세팅하고 달렸다.

살아있는 자연 보며 달릴 때보다 덜 힘들었다.


아마 똑같은 평지에서 계속 맴도는 거라서 바람이나 환경의 저항을 받지 않아서일까?


5킬로를  달리니 마음이 바꿨다.

이번에는 목표를 10킬로 정해놓고 달렸다.

신나는 노랫소리에 집중하고 달리니 복잡했던 머릿속이 노래 가사에 빠져서

더 이상 생각이란 녀석이 괴롭히지 않았다.


기분 좋은 상쾌함에 취했다.

1시간 넘게 땀을 흘리며 달리니 다시 평정심을 찾았고 무언가 하고 싶어졌다.

집에서 나올 때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집중도 안 되는 무기력한 상황이었는데

한 시간 넘게 몸을 움직이니 미뤄놨던 일들을 처리하고 싶어졌다.


뇌를 괴롭히니 행동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신경가소성 : 경험과 학습에 의해서 스냅스 배선이 달라진다.

어떤 경험과 학습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된다.


영혼을 살찌우는 행동을 하자.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 기분이 꿀꿀하고 집중이 안 되는 날이라서

아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해주라고 했다.

아들은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활기찬 노래가 내 심장을 뛰게 만들어줬다.

우린 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심어준다.


아들이 불러 준 곡!


틈틈이 이 노래로 쉼을 택했다.




몸풀기로 5분 동안 걸었다.

그다음에는 속력을 8.5로 놓고 5분  달렸다.

좀 더 빠르게 달리고 싶어서 9.0으로 놓고 계속 달렸다.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없었고 한자리에서 맴도는 느낌이었다.

자꾸 바로 앞에 있는 시간에 눈이 가서 불편했다.

단지 좋은 점은 오로지 듣고 싶은 노래에 흠뻑 추시에서 달렸다.


오래전에 열받을 일이 생길 때마다 헬스장을 찾곤 했다.

그리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땀을 흘리고 나면 다시 기분이 상쾌해졌다.

어제는 그런 느낌을 다시 경험했다.


고민 중이었다.

앞으로 달리기를 어디서 할지?

달리고 나니 800칼로리 넘게 몸을 움직였다.

저녁에는 마음 편히 먹고 싶은 거 마음껏 먹어도 되겠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한 시간 넘게 달리고 나서 천천히 걸었다.

한 시간 30분을 채우니 12킬로 넘게 몸을 불살랐다.

유산소 운동에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근력운동 할 에너지가 없었다.

여기저기 기웃 거려 몇 가지 어깨와 다리 근육을 써 보지만 진작에 나는 지쳐 있었다.


뱃살 빼는 거에 목적이 있어서 윗몸일으키기를 시도했다.

누웠다 일어나려 하니 뱃살이 댕겨서 한 개도 실행하지 못했다.

엊그제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뱃살이 당겨서 그런 거야

스스로를 위로했다.


무기력하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게 답이었다.

집중할 거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환경설정이 필요했다.


그냥 밖으로 나가자!






10킬로 넘게 달린 적이 없어서 기특한 나를 칭찬했다.

그리고 사진으로 남겼다.

힘들거나 우울할 때 오늘을 기억하자 





언제 왔는지?

아들이 내 옆에서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마음에 안 들었다.

조금만 걸어도 힘들어하고 달리는 속력도 너무 느려서 뭐라 하고 싶었다.

아들도 마음먹고 운동하고 있는데 잔소리는 약인 것 같아서 참고

칭찬으로 대신했다.

그랬더니 자기도 사진 찍어달라고 했다.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보다는 나 따라오는 게 낫긴 하다.

혼자도 뭐든 잘 해내면 좋겠다.

아직도 내 욕심인가?

내 그림자처럼 꼭 나만 따라다닌다.

아들이랑 함께 하면 든든함은 있다.


단지 내 눈높이에 들지 않아서 하고 싶은 말들을 죽이고 산다.

단점만 자꾸 보인다.

내 눈에 띄니까 문제였다.


아들은 다른 인격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 새벽까지 덜 여문 옥수수처럼 어색한 글과 마주하느라 고생했다.

힘들었고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로 인해서 많이 성장했다.


지나고 나니 그랬다.


비록 몸을 피곤했고 마음은 힘들었지만


인생은 공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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