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부산의 오은영 박사 토크콘서트라니. 오랜만에 연차를 내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1, 2층 넓은 행사장을 꽉 채운 열기, 부산 부모들, 솨라있네! 30분 주어진 강의 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별도의 Q&A로 더 큰 감동을 안겨준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1시간 30분이 마치 30분 같이 금세 지나가 버린 공감과 동감의 시간 속으로.
모두가 같은 속도로 걸어갈 순 없다.
아이는 부모에게 가슴 설레는 존재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의 하교 시간 30분 전부터 아이가 올까 봐 가슴이 두근두근 뛰게 되는, 존재만으로도 너무나 벅찬 아이들이다. 아이마다 성장의 속도가 다르고 발달의 단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통의 기준과 다르다고 느리다고 빠르다고 속상할 필요도 으스댈 필요도 없다. 내 아이의 단계에 맞게 호응해 주고 안아주면 된다.
부모는 막강한 기획자, 실천적 행동가.
세상에 부모만큼 위대한 사람이 또 있을까.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못할 게 없는 부모들이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배우고 아낌없이 실천하는 부모, 세상이 좋은 변화는 부모로부터 시작 된다. 세상에서 가장 막강한 기획자이자, 실천적 행동가로 세상을, 아이를 바꿔가는 부모들, 그들이 있어 미래는 더 활짝 열려 있는 셈이다.
철학적 가치 기준, 당신에겐 있는가.
육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가치관이다. 자식에 대한 철학적 가치 기준. 어떤 부모로서의 존재 가치가 있는가. 어떻게 키우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합리적 타당한 결정 기준을 가지고 아이를 잘 키워 나가는 뚝심. 아이가 물에 빠지면 부모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퐁당 뛰어든다. 하지만 배우자라면 5초쯤 어떡하지? 라며 망설이다 뛰어들지 못한다. 아이를 위해서. 내 아이를 위해서 말이다.
독립과 자립으로 아이의 20년을 돕는 과정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 독립된 개체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두루두루 사람들과 잘 지내는 아이. 이것이 바로 육아의 최종 골인점이다. 아이가 독립과 자립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20년을 돕는 과정, 그게 바로 육아다.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무엇이든 대신해 줘서는 안 된다. 서툴러도 시켜서 할 수 있도록 직접 해보게 하는 것, 그것이 더 강인한 아이로 커갈 수 있는 기초가 된다.
발달에 꼭 필요한 외부 자극
24개월 미만의 아이들은 그들의 신경회로를 연결 시키는 과정이다. 길이 닦여지는 과정인 거다. 그 시기엔 발달에 필요한 외부 자극이 최대한 많이 필요하다. 자극과 정보의 콜라보! 소근육이 발달하는 오솔길의 산책에 있어 최대한의 많은 움직임과 경험들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쌓인다. 팬데믹으로 인지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 요즘, 체험과 오감, Outdoor Activity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아이들은 절대로 버릇없이 커서는 안된다. 지켜야 할 일은 꼭 지켜야 한다. 안 되는 안된다고 명확히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제 만진 나뭇잎이 까칠했고 오늘 만진 나뭇잎은 반들반들해서 다르다는 건 체험이 아니고서는 절대 기질 수 없는 경험이다. 지나친 우려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 아이들이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4개월 전에는 훈육이 필요 없다. 발달에 필요한 생리적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관대와 관용으로 아이를 안아주면 된다.
정서와 인지의 동시 발달 시기
36개월부터는 정.확.히.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는 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오냐 오냐가 아니라 따뜻한 지도를 통해 정확히 짚어줄 필요가 있다. 잘 먹지 않는 아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분명 있을 것이다. 억지로 먹이지 말고 편안하게 식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건 성깔의 문제가 아니다. 식탁이 즐거워야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빠른 길로 데려가고 싶은 부모의 욕심은 이해하지만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마음의 길로 연결하기
이 시기는 바로 정서와 인지가 동시에 발달하는 시기다. 내면의 자기의 힘이 길러지는 시기다. 갈등이란 바로 마음이 상해서 생기는 일이다. 마음의 길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 마음을 말하는 아이에게 논리로 받아치기 보다 그 마음을 수용하고 다독일 필요가 있다. 아이나 남편의 고충에 답을 내놓아야겠다는 강박보다 답을 내놓지 말고 그 마음을 헤아려 주면 된다.
아파트보다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힘을 물려주기
육아의 중심은 부모다. 아이들에게 아파트를 물려주는 것보다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힘을 물려줘야 한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이건 부모만이 잘 가르칠 수 있다. 육체보다 마음이 발달해야 한다. 마음을 가르친 후 말을 가르치며 마음을 수용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옳고 그름, 찬성 반대가 아니라 네 마음을 알아 들었어라며 아이의 마음의 신호에 동아줄이 되어주어야 한다.
오박사님이 지적하는 잘못된 부모의 대응, 반응에 물개박수를 치며 공감했다. 그러지 말아야지,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2주 후면 그대로 돌아와 있을 우리들이지만 오늘 함께 한 모든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을 향해 마음으로 보듬고, 마음을 키워 줄 마음의 준비를 끝냈다. 이래서 결혼하기 잘했고 아이 낳기를 잘했구나 싶어 힘든 육아 중에도 소중한 감사를 얻었다. 연차를 내고 함께한 시간이 너무나도 가치 있는, 아이를 위한 가치관을 만들어야겠다는 큰 다짐을 하게 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