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날 가족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차례상에 올리는 대한민국의 루틴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굳이 음식을 만들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합리적으로 구매해 상에 올리는 패턴으로 말이다.
지난 명절까지 함께 간단한 튀김과 전을 소량 만들었던 우리 가족은 올해부터 차례상에 올릴 음식에 대한 간단한 계획을 세운 후 두 가족이 각자의 준비 미션을 수행해 당일 아침 합체하기로 했다.
과일, 떡, 생선, 육류 등은 형네가, 튀김과 전은 양산 남부시장에서 구입하고 나머지 탕국, 포, 한과, 주류 등은 내가 준비하기로 했다. 나머지 편백찜, 갈비찜은 우리가 먹을 음식으로 형네가 준비해 상에 올리기로 했다.
명절 전날 번거롭게 만나 번잡하고 분주하게 음식을 만들기보다 각자의 시간을 가지며 당일 상을 차려 담소를 나누는 시간, 스트레스를 줄이는 가장 합리적인 변화 중에 변화다.
여자들의, 며느리들의 업보와 같은 명절, 아무리 남자들이, 남편들이 도와도 그 깊은 몸과 마음의 고됨이 해소될 순 없다. 말줄임의 트렌드처럼 이젠 제도도 의식도 간소하게 간편하게 바꾸어 그 의미를 더 오래 이어가야 할 때다.훗날 제사, 차례라는 단어가 오랜 유물 같은 역사로 우리 아이들에게 남겨지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편백 인테리어의 형네 집에서 함께한 편백찜은 더욱 특별한 시간을 선사했다. 내년엔 더 간소하고 간편하게 뜻깊은 명절을 맞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