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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Sep 20. 2022

부산사람들도 깜짝 놀랄 만원 초반대 중식 안주 맛집

초량동 산동완탕교자관

중식 요릿집의 요리 하나에 못해도 만원 후반대 혹은 2만 원은 훌쩍 넘기기 십상이다. 물론 양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요리 안주 하나에 적게는 10,000원에서 제일 비싼 안주가 16,000원에 이르는 초량동 산동완탕교자관. 부산역에서도 가까운 이곳을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16,000원에 만날 수 있는 오향족발은 특유의 향으로 잡내가 없고 콜라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입맛에 맞았다. 야들야들한 껍데기를 비닐장갑을 끼고 벗겨 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족발 마니아가 아닌 나를 위해 주문한 10,000원의 마파두부는 한입에 중식이구나 싶은 깊은 맛이 느껴졌다.


비교적 많은 인원이 들어와 자리를 옮겨 드렸는데 그 서비스로 완탕 한 그릇이 나왔다. 이 또한 중국요리 특유의 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맛이었다. 소식좌와의 만남이었기에 이 마저도 안주가 남은 상태에서 꼭 맛봐야 할 만두를 시켰다.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는 군만두로.


군만두다 보니 살짝 탄게 아쉬웠지만 놀라움을 안겨준 건 바로 입에 넣어 터트리자 팡하고 터지는 육즙이었다. 샤오롱바오 같은데 속바겉촉인 이거 물건이네? 하나를 남기고 모조리 먹어 치운 나를 비롯한 소식좌. 칭따오에 하얼빈 맥주로 중식의 맛을 더한 시간이었다.


이 집에 시그니처는 바로 식사 세트메뉴란다. 완탕과 볶음밥 그리고 만두의 3종으로 이뤄진 세트가 9,000원에 제공된다. 한두 분씩 찾는 분들이 죄다 이 식사를 하고 자리를 뜨고 있었다. 안주 겸으로 하나 시켜볼걸 집으로 돌아오니 못내 아쉬웠다.


부산 탐식 프로젝트로 알려진 맛의 대가, 최원준 시인이 마침 옆 테이블에 앉았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의 시 낭송을 직접 듣는 호사도 누릴 수 있었다. 알고 보니 부산에 맛 좀 안다는 분들에겐 이미 알려진 맛집이었다. 나만 모르고 있었나? 새삼 소외감이 들 지경이었다.

최원준 시인이 준 노가리
즉석 시낭송을 하고 있는 최원준 시인


늦은 시간 부산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애매할 때 부산에 늦게 내려갈 만한 곳이 애매할 때 들러 간단한 요기와 원샷하기 좋은 집, 산동완탕교자관이다. 중국 어느 작은 동네에 밤마실 나왔다가 한 그릇의 행복을 느끼는 그런 감성의 집, 산동완탕교자관이다. 초량역 12번 출구 200미터 씨티호텔 골목에 위치해 있다. (얼마전 이전해 위치를 바로 잡았습니다.)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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