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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Sep 29. 2022

부산에서 7,000원으로 만나는 뷔페식 순두부 솥밥정찬

40년 한결같은 부곡동 거창맷돌

1983년에 생긴 집이니 무려 40년이나 된 부곡동 거창맷돌. 세상에나 이곳을 처음 가본 거라니. 지금은 없어진 수영의 거창맷돌은 몇 년 전 우연히 가봤었던 기억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반찬에 솥밥까지 나와서 이게 웬일? 했던 집인데 여기 부곡동 거창맷돌은 더 큰 놀라움을 안겨주는 집이었다.

부산 금정구 부곡동 금정세무서 뒤 거창맷돌 부곡점


우선, 뷔페식으로 먹을 수 있는 반찬에 떡볶이가 있었다. 신이 내린 음식, 떡볶이의 비주얼에 압도당했다. 이것만으로 이미 100점 만점에 70점은 거뜬히! 거기에 잡채와 제육볶음까지. 찬으로는 콩나물과 김치, 단호박 샐러드에 도토리묵, 고추된장무침에 비지장까지. 웬만한 한식뷔페 뺨치게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다.

뷔페식으로 즐기는 즐거움


접시 가득 담아온 찬을 미리 먹고 있자니 해물순두부와 솥밥이 나왔다. 지글지글 끓는 순두부에 갓 지은 솥밥만으로도 이미 푸짐했다. 솥밥의 가장자리를 둥글게 파고 계란을 깨서 넣고 다시 밥으로 덮었다. 그리고 참기름과 고추장을 뿌린 후 순두부를 조금씩 넣어 비벼먹었다. 함께 간 분이 알려준 그분만의 꿀팁!


1983년 기사식당으로 시작한 이 거창맷돌은 그래서 혼밥러들에게 편안한 공간이다. 1인 상의 부담이 적고 드문드문 혼밥을 하러 온 기사님들, 학생들, 직장인들로 가득했다.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진 맛집임에도 첫 발걸음이라니. 거창맷돌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가성비다. 맷돌순두부 + 오가리솥밥이 7,000원, 여기에 해물, 고기, 들깨 순두부로 올리면 단가 천원이 올라간다.


순두부를 즐기지 않는 분들을 위한 청국장, 두부찌개, 두부김치, 두부 두루치기, 석쇠불고기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했다. 사이드 메뉴 중에 가장 궁금했던 만두를 추가했다. 손만두가 아닌 시판 만두인 듯했지만 먹을만했고 결국 몇 알을 남기고 와야만 했다. 반찬과 순두부, 솥밥까지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내게는 입맛에 맞았던 맛있는 순두부 솥밥정찬


두부 석쇠불고기, 두부 두루치기를 안주로 저녁에 술을 곁들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부산 금정세무서 바로 뒤에 위치한 거창맷돌 부곡점, 굳이 부산을 여행 온 분들이 찾을 만큼의 맛집은 아니지만 금정구를 지나는 부산 사람들이 가성비 있는 맛있는 한 끼를 원한다면 한 번쯤 들러도 좋을 동네 맛집이다.


그동안 거창맷돌이 걸어온 길을 찾아보니 단순한 식당이기보다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온 변하지 않는 맛의 성지인 걸 알게 되었다. 맛있는 걸 먹으면 늘 가족이 생각나듯 아내와 아이와 함께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접시 한 가득 떡볶이를 가득 담는 상상만해도 벌써 기분이 좋아지는 오후다.

거창맷돌이 걸어온 길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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