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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May 28. 2023

학폭 맞접수를 신청하다

피가 거꾸로 솟았다. 아이를 불러 그날의 정확한 상황에 대해 차근차근 파악하기 시작했다. 퍼즐을 하나씩 맞춰보니 피해자라고 하는 아이의 엄마의 무모함에 전율이 일었다. 오직 자기 아이가 맞았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로 몰고 학폭을 접수하고 증언이랍시고 녹음 동의도 얻지 않은 녹음본을 떡하니 보내며 너네 어떻게 괴롭힐지 두고 봐! 하는 상황 자체에 치가 떨렸다.


퇴근 후 하나씩 내용을 정리했다. 반격을 준비했다.


1. 먼저 때린 건 그 아이였다. 그것도 핸드폰으로 우리 아이의 얼굴을 3대 정면으로 아프게 가격하며 욕을 했다.

-> 특수폭행죄 해당


2. 싸움의 현장에 그 아이가 맞은 후 도착한 그 아이의 엄마는 우리 아이를 다그치며 엄마 직업이 무엇인지 물었고, 사는 곳이 어디냐며 물었다.

-> 아동학대죄 해당


3. 목격자에게 동의받지 않고 음성을 녹취했고 그걸 동의 없이 타인에게 전송했다.

-> 통신법 위반 해당


이런 내용으로 학폭 가해자로 그 아이를 학폭 맞접수를 했다. 상황 이후 진심 어린 사과를 통화, 문자메시지로 했으나 답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사과를 한게 맞냐며 담당 선생님은 의아해 했다.


내일 오후 3시까지 목격자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그 아이에 대한 상황만을 알려주며 우리 아이에 대해 호도한 것에 대한 사과를 나에게 직접 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 사실을 그 아이의 엄마에게 알려주고 시간 내 연락이 오지 않으면 당장 소장을 접수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위의 모든 죄를 묻겠다고 했다. 학교 학폭 담당 선생님께는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고 했다. 당하고만은 있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앞서 우리 아이의 눈 옆에 생긴 상처로 병원 진단서를 받아 함께 제출했다.


자신의 아이만 맞았다는 생각으로 앞뒤 없이 학폭을 신청한 무모함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게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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