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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Jan 13. 2024

감히 부산의 로컬 중식당 중 최고입니다

부산 연산동 '북경'

10년은 너끈히 넘은 집이다. 십수 년 전 연산동 북경이 생겼을 때 짜장면, 짬뽕 맛있는 집으로 점심마다 북새통을 이뤘다. 그렇게 단골이던 북경은 주거 시설로 변경되는 건물 탓에 문을 닫고 근처로 이전했다. 여전히 그 맛을 이어가며 연산동 중식 하면 북경, 북경하면 연산동 중식의 등식을 이루며 점심시간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수분 많은 짜장면이 아니라 유니짜장 같으면서도 덜 짠 춘장의 맛을 그대로 살린 짜장면이 특히 인기. 주방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짬뽕맛이 아니라 한결 같이 맛있게 매운 짬뽕까지 중식집에 짜장면, 짬뽕 맛있으면 70%는 합격이다. 여기에 기본 탕수육을 비롯한 메뉴 하나하나 재료와 맛에서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단품이나 간단한 요리하나에 식사를 곁들이던 점심에서 오늘은 소중한 분이 함께하는 특별한 자리라 코스 요리로 함께했다. 오룡동구, 깐풍복어의 2가지 스페셜한 메뉴가 있는 인당 45,000원 C코스. 유산슬, 오룡동구, 깐풍복어, 팔보채, 고추잡채, 누룽지탕, 짜장면의 7코스로 시작되었다.

가장 이상적인 전분의 점도를 완성한 유산슬, 신선한 재료 가득, 첫 번째 요리가 시작되었다. 새우완자에 표고버섯이 예쁘게 들어앉은 오룡동구는 생소할 수 있지만 난자완스보다 훨씬 풍미와 식감을 자랑한다. 가장 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버린 메뉴가 바로 깐풍복어. 복어의 부드러움과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깐풍소스의 맛에 모두들 놀랐다. 꽃빵과 고추잡채의 만남, 적당히 매운 고추잡채는 아삭한 야채로 식감이 뛰어났고 꽃빵의 부드러움이 함께 어우러졌다. 찹쌀 누룽지로 그 맛이 훨씬 풍부한 누룽지탕은 야채와 버섯이 뛰노는 정원을 하나씩 건져먹는 즐거움이었다.

주류의 콜키지는 병당 3만 원. 몽지람 M6. 무려 60만 원에 달하는 술을 귀인이 가져오셨다. 요즘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자주 언급하고 영화에서도 여러분 나와 인기가 급상승한 몽지람이란다. M3, M6, M9의 3가지 시리즈로 M3은 52도, 10년 숙성, 용량은 500ml 30만 원 후반 대라고 한다, M6는 동일 용량으로 52도 15년 숙성, 60만 원대라고 한다. M9은 시진핑이 즐겨마신다고 해서 널리 알려진 술로 동일 용량, 동일 도수에 20년 숙성이라고 한다. 80~90만 원대.


우리가 마신 몽지람 M6는 부드러우면서도 52도의 도수를 느낄 수 없을 만큼 풍미가 남달랐다. 맛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 공부가주를 주문해 비교해 가며 마셔봤다. 확연한 차이로 이래서 좋은 술을 마시는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M9은 과일향이 강하게 나고 꽃 향이 묵직한 베이스라고 하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마실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맛있는 짜장면으로 코스를 마무리하며 즐거운 대화를 마무리했던 날. 우리 인생의 코스코스마다 허들이 될 때도 있고 디딤돌 혹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7개의 코스를 함께 하며 하나씩 하나씩 굽이굽이 나눴던 살아가는 이야기, 돌아갈 이야기. 부산 최고의 로컬 중식당 북경에서 인생의 깊은 향기를 더 한 날이었다.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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