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한줄 하나같이 가슴에 와닿는 가사다. 단 한 번이라도, 결혼도 아이도 꺼려하는 친구들의 소리에 귀 기울인 적이 있던가. 그저 결혼하고 아이가 있어야 행복하다는 일방적인 룰만 내세워왔다. 결혼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고 결혼하고 아이가 없어도 더 행복할 수 있다.
연일 출산율이 0.6명 대로 떨어졌다고 호들갑이다. 외신도 한국의 저출산을 집중 보도하는 요즘이다. 학령인구 감소의 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세대부터 매년 현격히 줄어들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매년 감소폭이 쓰나미 같다. 재난이 따로 없다.
감당할 수 없는 비용
초등학생 아이의 학원비가 한 달에 적게는 100만 원 많게는 300만 원에 육박하는 요즘이다. 이미 초등학교부터 의대반이 꾸려지고 그들만의 커리큘럼이 정해진다. 학원비뿐이겠는가. 아이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움직이면 돈이다. 아이가 하나라서 다행이라고 얼마나 안심하는지 모른다. 둘이었다면 어쩔 뻔했나 싶다. 셋인 분들이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돈을 안 쓰면 될 일을 쓰니까 그런 거라고?
더 감당할 수 없는 비교
비교하는 순간 인간은 불행해진다고 했던가. 대한민국 사교육은 바로 이 비교라는 워딩으로 살아남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비교에 아주아주 감사해야 한다. 다른 아이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배워야 하고 더 앞서가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투여해야 한다. 아이의 성적이 곧 부모의 명예가 되기 때문이다. 유치원부터 시작되는 아이들의 행복배틀 또한 큰 몫을 한다. 너희 집은 몇 평이니? 너희 집 차는 어떤 차야? 너희 아빠는 직업이 뭐야?
출처 : pixabay
이중적인 욕심의 결과
결혼과 출산이 의무였던 시대는 이제 전설이 되었다. 가치관의 영역일 뿐. 이혼도 이별 같은 시대다. 더 이상 억지로 참고 살 이유가 없다. 물론 아이가 있다면 다른 문제겠지만 말이다. 돌아보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나라를 만든 건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게 꿈이라지만 결국은 특별하게 살고 싶은 이중적인 욕심의 결과들이다.
1인 가구수의 증가율이 예사롭지 않다. 남성의 경우 20~30대에서, 여성의 경우 50~60대의 증가율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남자도 여자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오직 아이를 위해 살아간다. (아이에게 왜 몰빵 하냐는 분들도 있겠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아이를 방목한다는 게 맘처럼 쉽게 되는지. 물론 드라마 더글로리 속 문동은의 엄마라면 노답!)
실효성 있는 체감의 저출산 정책
살아본 사람들의 증언만큼 공신력 있는 것도 없다. 채용에 있어 그 회사의 래퍼런스는 결국 그 회사를 퇴사했거나 현직에 있는 분들의 입을 통해 가장 생생히 만날 수 있다. 지금 30~40대 부모들이 후배들에게 결혼과 아이에 대해 어떻게 얘기해 줄 수 있을까? 그들의 선배들이 그랬듯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하니 그래도 해보고 후회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말이 선뜻 나올까?
쏟아지는 저출산 해결을 위한 무분별한 정책보다 구조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먼저 전환해야 한다. 그 이후 그들의 니즈를 충분히 녹인 현실적인 해결책을 담은 정책을 단계별로 전개해야 한다. 1년짜리 정책이 아닌 5년, 10년을 내다보는 좀 더 실효성 있는 체감의 정책을 말이다.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아! 나를 위한 거는구나라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들이 해결책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