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루 담아서 모두 잘 키워낸 인생 2 모작 직장인
모임에서 만난 그는 흔한 부동산 이야기에 단 한 번도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지 않았다. 선한 인상에 부드러운 말투까지 젠틀의 끝판왕인 그가 오늘 처음으로 자기 이야기를 꺼냈다. 별 건 없지만 이라는 인트로로 시작하는 그의 부동산 투자 스토리는 벌써부터 기대만발이었다.
4년 전 부산 수영구의 모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샀던 그는 엄청난 폭등이 시작되기 직전 처분했다. 차익으로 남겨진 수익으로 어떤 투자를 할까 하다가 그가 내린 결론은 서울이었다. 서울의 아파트는 엄두가 나지 않아 서울 인근의 경기도에 아파트 하나를 매입했다. 부산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그는 경기도의 그 아파트도 전세를 줬다. 큰돈이 들어가지 않아 또 다른 투자도 가능했다.
1 주택을 유지하면서 투자할만한 게 무엇일까 고민하던 그는 서울 성수동 옆 동네의 작은 공장 하나를 매입했다. 그런 걸 왜 사냐고 주위에서 말렸지만 홍대, 신촌에 이어 성수동, 문래동으로 자연스럽게 상권이 이어질 거란 그만의 판단이 앞섰다. 그래서는 그는 과감히 '공장'을 샀다.
남은 비용과 일부 대출을 통해 그가 넥스트 스텝으로 진행한 투자는 바로 토지다. 그것도 모두의 꿈의 그곳, 제주도. 핫했다가 어느새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던 성산일출봉 인근의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집 두 채는 지을만한 토지를 매입했다. 여행으로만 가던 제주도에 나만의 땅이 있다는 것만으로 벅찼고 그날 그는 그 벅참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파트, 공장, 토지의 균형 있는 투자를 한 그의 지금은 어떨까. 경기도 아파트는 향후 실거주를 예정하고 있기에 시세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사람이 어찌 그런가. 기대했던 만큼 올랐고 든든한 상황이다. 성수동 인근의 공장은 주위로 점점 맛집의 물결이 넘실대더니 결국 통 채로 카페 임대를 줬고 따뜻한 임대 수익이 나고 있다. 제주도 토지 시세 역시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최근 또다시 불거진 제2 공항으로 들썩이지 않을까. 들썩이지 않아도 바다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토지라니 더 말해 뭐할까.
집을 사고팔고 사고팔고를 반복해 남겨진 수익으로 재투자하는 방법 또한 투자의 한 방식으로 좋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 또한 리스크의 부담을 안으며 가기엔 한계가 있다. 자신만의 뚜렷한 투자 방향을 잡고 스텝을 담은 플랜으로 하나씩 실천해가며 점검하는 습관, 그게 바로 현명한 직장인 부동산 투자의 정석이 아닐까.
한 분야의 올인도 좋지만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통해 채우고 비워가는 균형 있는 분산투자, 많은 직장인에게 좋은 예로 소개될 수 있는 그의 찐 노하우였다. 뭐 노하우라고 할 것까진 없을 수도 있다. 그때 하필 그에게 추천된 물건이었을 수도 있고 운 좋게 그가 받아들여 매수한 물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플랜은 허투루지 않았고 분명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오늘 주어진 달콤한 하루의 휴일, 선거도 당연히 해야겠지만 남은 시간 내가 좋아하는, 내게 맞는, 내 가까운 미래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잠시 가져보자. 쉽제 말하지만 내게는 너무 어려운 분산투자라는 숙제를 지금 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