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아내 말만 믿고 갈게요.

부동산 성공전략, 아내 말을 잘 듣자.

by 파란카피

내가 좋아하는 기자 중에서도 유독 젠틀한 그분과의 맛있는 점심. 이런저런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엉뚱하게 부동산 이야기로 이어졌다. 부동산에 그다지 관심이나 취미가 없는 그였기에 또한 맛에 아주 특화된 전문 분야를 지닌 그였기에 그동안 굳이 부동산과 관련한 대화를 나눌 이유가 없었다.

그와 함께한 점심, 부산 남천동 타코들며쎄쎄쎄

몇 해 전 해운대의 모 아파트를 처분하고 인근의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 간 그와 그의 아내는 좌절했다. 재건축 이슈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이사를 하자마자 진행 관련 소식이 들려왔고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걸 눈을 확인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하필 그 아파트의 오름세만 눈에, 귀에 들어왔다.


너무 성급했었나 싶어 부부는 속이 쓰렸지만 새 아파트의 포근함으로 잊어갈 무렵, 그들이 매입한 아파트 역시 매입가의 두 배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년 만에 두배가 된 아파트, 역시 부동산은 배신을 하지 않는구나 싶어 근사한 저녁에 와인을 기울였다.


부동산에 관심이 없는 그와는 반대로 그의 아내는 생활 속에 부동산 마인드가 깊게 베어든 분이다. 고단한 하루가 끝나면 잠들기 전 하루의 마무리는 늘 부동산 물건을 찾는 일이다. 그녀에겐 그건 일이 아닌 아이들의 게임과도 같은 일. 평소 관심 있던 물건을 찾고 시세를 조회하고 그 지역을 지도로 확인하며 분석한 후 그 부동산을 취득하는 상상으로 기쁘게 잠이 들었다.


그러던 중 부부는 부산 송정 해변을 산책하게 되었다. 송정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해변 산책이 먼저겠지만 그녀는 해변 뒤쪽의 주택으로 발길을 옮겼다고 한다. 며칠 전부터 미리 봐 두었던 물건이 있었던 터. 주택을 유심이 살피던 그녀의 발길이 닿은 곳은 건물과 건물 사이의 50평 남짓한 나대지 더란다.


갑자기 토지라니. 왜 이러는 걸까요.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2 주택보다는 언젠가 신축을 할 수도 있는 이런 투지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에게도 스치더란다. 그와 동시에 바라본 아내의 뒤켠에 섬광이 비치며 남다른 아우라를 발견했다는 그.


그 길로 부부는 부동산을 통해 그 토지를 매입했다. 빡빡한 직장 생활 속에서도 부부는 그 토지를 생각하면 행복하다. 언젠가 5층 상가 건물을 지어 올려 임대 수익과 거주가 동시에 가능한 토지가 있다는 것만큼 든든한 보험이 있을까. 심지어 그들에게 현재 대출이 없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니 말이다.


재작년 송정역 근처를 산책하다 근사한 2층 주택을 눈여겨보게 되었다. 향후 송정을 잇는 오시리아의 미래를 눈에 그리며 언젠가 지하철도 이곳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으며 매입 계획을 세웠다. 대출에 대한 부담감이었을까. 그 주택을 매입하지 않았고 현재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눈으로 지켜볼 뿐이다.


후회하진 않는다. 여전히 그의 아내는 잠들기 전 행복한 부동산 탐색을 이어가고 있고 아직도 눈여겨보고 있는 담고 싶은 물건들이 리스트업 되어 있다. 부동산 분위기를 살피며 매입 시기를 조율 중이다. 짧은 점심시간이라 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쉬운 그날, 조만간 그의 아내와 함께 만날 약속을 했다.


부부가 함께 부동산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뜨면 좋겠지만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그렇다면 성공 가능성은 크다는 결론을 그와 내렸다. 부부 둘 다 부동산에 관심이 없고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한다면 가장 불행한 상황일 거라고.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을 계획했을 때 무작정 반대하고 말리기보다 함께 분석하고 지지를 보낸다면 그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실패 사례도 분명 있겠지만 말이다.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 하나 더 생긴다는 말이 있듯 아내든 남편이든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대체 왜 저럴까 구박하지 말고 함께 동참하기를 바란다. 수많은 취미 중에 저 사람은 부동산이라는 취미를 가진 거구나 하고. 술 먹는 시간보다 부동산 임장 가는 시간이 더 즐거울 그를 응원하고 산책 겸 임장 가는 주말을 보내자.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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