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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으로 달려가는 마음

토편지

by 심풀

멀리 있지만 항상 곁을 지키는 그대에게,


이사를 자주 다녔어요.

어느 땐 1,2년에 한번씩 다닌 적이 있을 만큼요.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십여년 같은 집에서 가장 오래 함께 살고 있는 편이에요.

아시다시피 동네 개발이슈에 밀려 그 이야기의 끝을 짐작할수도 없는 형편이고요.


이사의 기준이 학군이나 대장주 아파트, 아니면 앞으로 개발가능성에 둔 경우는 많았어요.

그런 중에도 딱 한가지만 꼭 챙겼답니다.

바로 집 근처에 공공도서관이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걸어 갈수 있는 거리라면 더욱 좋고 자동차를 타고 가더라도 먼 거리가 아닌 곳을 좋아라했던 겁니다.

집다음 도서관.

도서관에 가면 그냥 좋습니다.

책이 있어서 물론 좋고 책 읽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 더욱 좋은 거예요.


KakaoTalk_20251219_140345364.jpg?type=w773 도서관의 책 트리☆




두 아이가 어릴 땐 도서관이 놀이터 같았어요.

재미난 그림책과 동화책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 하였드랬지요.

두 아이 모두 중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오히려 책과 멀어져야 했어요.

학교 공부와 성적에 매달려 온통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야하는 시절이 따로 있습니다.

자유롭게 책을 읽고 생각이 깊어가는 시간을 누릴 수가 없어 곁에서 바라보면서 얼마간 아쉬운 마음이 없잖아 컸고요.

이제 아이들이 점차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막내아이는 아직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고요.

어찌어찌 아이들에게 엄마손이 절실한 시간은 지나왔습니다.

그 덕택에 온전히 내 시선에 맞춰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쓰기를 하면서 책읽는 일은 밥먹는 일처럼 생활속에 깊숙히 들어왔습니다.

책 읽고 글쓰고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이제껏 읽은 책이 적지 않지만 앞으로 만날 책은 셀수없이 훨씬 더 많겠지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깊이 더 간절하게 모자라고 부족한 스스로를 만나게 되어요.

한달전보다, 아니 일주일 전보다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었을 텐데.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더 배움에 대한 갈망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중간해서 그럴 테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환하지 않으니 그야말로 이도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상태.

어디선가 '5년' 정도의 공부가 꼭 필요하다는 글을 읽었더랬지요.

누구든지 한 분야에 뜻을 두었다면 적어도 5년은 참고 기다리면서 배움을 끊임없이 이어가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글공부에 필요한 절대시간 5년이면 될른지 모르겠습니다.

어영부영 살아가는 5년이 아니라 성실하게 배움을 쌓아가는 5년의 시간이라면 길지도 짧지도 않게 다가오는군요.

그러니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멈추지 말고 고요히 흘러가봐야 어디에든 닿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 이유로 책 읽기를 도무지 멈출 깜냥이 없는 거예요.

앞으로도 변함없이 좋은 글을 찾아 읽으며 내안의 글눈을 틔우기 위해서 부지런히 배움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최고의 친구이자 선생님은 다름 아닌 책입니다.

그 책을 곱게 품은 도서관을 마음의 언덕으로 삼아 내내 울고 웃으며 살아가려 해요.

진심에 진심으로.

다음 주 토요일, 제 편지를 오늘처럼 기다려 주실 테지요.

나와 그대의 심풀 올림.




envelope-7076001_640.png 그대와 나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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