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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 퍼센트 Oct 22. 2024

책 읽기와 필사로 배우기

책 읽기와 필사의 이로움

 

 책을 읽지 않으면서 글을 쓸 수는 없습니다. 관심분야에 따라 에세이, 시집, 자기 계발서, 재테크 실용서 가릴 것 없이 말입니다. 자신의 흥미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분야를 읽고 배우는 기회는 열려있습니다.

 블로그 글쓰기는 일상을 적는 글,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날마다 한 편의 글을 쓰면서 꾸준히 관심분야의 좋은 책을 읽습니다. 그것이 어제보다 나은 글을 쓸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줄 테니까. 신간, 베스트셀러뿐만 아니라 오래된 책이든 유명하지 않은 책이든 경계 없이 읽습니다.

 글쓰기 책이 흔한 요즘입니다. 글쓰기 책은 참고서 정도의 가치를 두고 읽어둡니다. 아무리 훌륭한 글쓰기 책을 수십 번 읽었다 해도 실제 글쓰기와는 다릅니다. 결국은 내 손과 가슴을 거쳐 나온 글을 어리숙하더라도 직접 써야 하는 과정을 겪어내야 합니다.  

  일 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은 세상입니다. 그런가 하면 책 없는 세상을 꿈꿀 수 없을 정도로 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인 곳이 있습니다. 바로  초록 창, 블로그 글쓰기 세상입니다. 책 읽기는 밥 먹는 것과 같이 매일 몸에 익은 일,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관입니다.

  책 읽기와 필사는 뗄 수 없는 사이, 단짝 친구입니다. 글쓰기에 책 읽기와 필사는 어떤 이로움을 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좋은 책으로 문장의 힘을 모범답안처럼 들여다보고 배울 수 있습니다. 모방의 힘을 이용하면서 배워나갑니다. 표절과는 다른 의미로 책을 통하여 훌륭한 글귀를 읽고 가슴에 새기는 과정을 거칩니다.

 좋은 책을 찾아 읽고, 글을 필사해 보는 경험이 무의식까지 들어찰 수 있다고 여깁니다. 먼저 내 마음의 빗장을 여는 책을 찾아 읽습니다. 글귀를 필사하면서 글 향기에 흠뻑 빠져보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좋은 친구를 사귀면 서로 긍정에너지를 주고받으며 같이 성장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듯이 말입니다.

둘째, 책을 읽으면서 글눈을 키워갈 수 있습니다. 글 보는 안목을 스스로 반듯하게 세울 수 있습니다. 고전의 이름으로 긴 시간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책도 물론 좋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책이라도 나름의 울림을 받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저마다의 취향은 존중되어야 할 테니 말입니다. 세상의 모든 책은 각자 나름의 가치가 있어 책으로 엮어진 것입니다. 

 책을 펼치고 책 세상에 들어섭니다. 그러다 별안간 하나의 낱말에 번쩍 마음의 눈을 뜹니다. 번개처럼 빛나는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을 맞기도 합니다. 까마득하게 잊은 채 있는 줄도 몰랐던 이야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입니다. 깊은 가슴 밑바닥에 숨죽여있던 내밀한 목소리가 밝은 햇살 속으로 글을 타고 흘러나옵니다. 

 한편 필사를 하면서 글의 흐름을 파악하는 눈썰미를 저절로 배울 수 있습니다. 훌륭한 글을 필사하면서 마음을 닦고, 생활을 살피고, 삶을 다듬어갈 수 있습니다. 내 손으로 내 글 쓰듯이 잘 다듬어진 매력적인 글을 써보는 일, 필사입니다. 얼핏 쉬워 보이는 데 비해 장점이 훨씬 더 많은 일입니다. 글쓰기를 배우고 익히는 데 좋은 책과 필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셋째, 훌륭한 책과 글을 읽고 필사하면서 서서히 훌륭한 글의 향기에 물들고 성숙한 글쓰기를 희망하게 됩니다. 물론 단순히 좋은 책을 읽고 필사를 한다고 해서 갑작스레 내 글  솜씨가 금방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좋은 글을 읽으면서 감탄하고 배우면서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익혀나가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 길 위에서 글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글쓰기 영역에서도 통하는 원리인 듯합니다. 마치 스스로 훌륭한 축구선수가 아님에도 뛰어난 선수를 알아보는 지혜로움을 갖추게 되듯이 말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글이라도 그 글은 저자의 마음을 담아놓은 것 일뿐, 결코 내 이야기는 아닙니다. 못나거나 잘나거나 우리는 각자의 삶을 꾸려나가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내 삶을 담은 글은 내 가슴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담아 쓸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책 읽기와 필사는 모두 간접적인 것 일뿐입니다. 내 손과 가슴으로 글자를 써 올려야 비로소 민낯, 내 글 솜씨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사의 중요성 못지않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내 글을 성실하게 꾸준히 쓰는 일입니다. 날마다 밥을 먹지 않는 날이 없듯이.

 얼핏 좋은 책을 충분히 배우고 필사만 하면서 지내면 내적인 성장을 훌쩍 이룰 듯 거창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실은 연습 없이 모범답안만 훔쳐보는 일만 거듭하는 어리석은 짓일 수 있습니다. 넘어지더라도 내 발과 다리의 힘으로 한발 한발 걷듯이 차곡차곡 배우고 익혀나가는 것이 정답 없는 정답일 수 있습니다.

 넷째, 훌륭한 책을 읽고 후기 글을 작성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글쓰기를 새로이 할 수 있습니다. 인상적인 글귀를 인용하면서 어떤 느낌과 감정을 느꼈는지 써보는 것입니다. 마치 작가와 소통하듯이 하고픈 말을 제 식대로 글로 표현해 봅니다. 

 필사를 할 때도, 단순히 본래 글만 빼곡하게 적어놓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추가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저자에게 질문하기, 결말 비틀어 쓰기, 아니면 편지 쓰기, 자작시 쓰기 등 형식을 떠나 자유로운 글쓰기를 해 보는 겁니다. 이런 활동으로 수동적인 필사에서 능동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를 필사했다면 답 시를 나름대로 적어볼 수도 있겠습니다. 비록 아무도 원하는 사람이 없어도 글 쓰는 즐거움으로 여기고 놀이하듯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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