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 글쓰기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지만 누구나 쓰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여태껏 글쓰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글감을 찾아내고 글을 써 내려가려면 성실한 인내와 정성이 필요합니다. 블로그, 문턱조차 없는 자유로운 글쓰기 세상이라도 말입니다. 오히려 그 막힘없는 자유가 글을 쓰지 않을 자유와도 맞닿아있습니다. 그 탓에 글쓰기를 꾸준하게 오래 해내는 사람보다 쓰다 말고 떠나는 이들이 훨씬 많은 듯합니다.

 블로그에 하루 한편, 길지 않은 글을 씁니다. 쉬운 듯 어려운 일입니다. 글은 쓰기는 힘들고, 읽기는 어이없을 만큼 쉽습니다. 당연히 날마다 글쓰기 습관이 자리 잡을 때까지는 끈기가 필요합니다. 글 쓰는 과정에서 스스로 즐거움을 느껴야 자연스레 오래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날마다 블로그에 내 마음을 담은 글을 씁니다. 형식적인 경계 없이 자유로운  글로 마음을 표현하는 기회를 갖습니다. 평생 하지 않던 글을 쓰려니 힘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도 읽지 않거나 공감, 댓글이 한 자릿수일지라도 주눅 들지 않았던 이유는  글쓰기를 빼고 다른 것을 살펴볼 겨를이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글을 찾아 나서는 여정으로서 글을 계속 쓰는 것입니다.

  수많은 이웃, 글 친구들의 관심과 사랑은 우선 머나먼 일입니다. 좋은 글을 종교처럼 가슴에 품고 배우고 쓰는 나날을 이어갑니다. 거창한 글 욕심을 내려놓습니다. 오로지 좋은 글이 흘러나오는 그날을 그리면서 순수한 글쓰기를 해나가는 겁니다.

 게으른 마음이 들거나 부정적인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더라도 못 들은 척하는 무딘 자세와 마음가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쓰라고 권한 적 없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글쓰기를 하면 좋을지 하지 않던 고민을 하는 모습조차도 신선할 따름입니다. 놀이하듯 글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불쑥 찾아듭니다. 서툴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자작시를 지어봅니다.

 

 「사계절」과 「자화상」은 블로그 이웃들의 관심과 칭찬을 가장 많이 받은 자작시입니다. 「너만 있는 충청도 사랑」은 가장 쉽고 편안하게 쓴 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관심을 불러온 고마운 시입니다. 블로그 자유로운 글쓰기 세상, 가끔씩 챌린지 열풍이 불어 닥치곤 합니다. 한데, 「너만 있는 충청도 사랑」이 충청도 사투리 자작시 챌린지의 씨앗이 된 것입니다. 그야말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신기하고 놀라운 체험입니다. 

  「너만 있는 충청도 사랑」은 사투리를 담은 짧고 쉬운 시입니다. 게다가  충청도 사투리를 담아 촌티가 물씬 납니다. 이 시를 블로그 이웃들이 찾아와 즐거이 읽고 챌린지의 물결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수많은 이웃들이 마지막 행의 ‘러브 유’를 아낌없이 칭찬해 줍니다. 게다가 챌린지 글마다 ‘러브 유’가 넘쳐 납니다. 깨지 않은 달콤한 꿈을 꾸는 것처럼 설레는 시간을 만끽합니다. 글 쓰는 기쁨이 나날이 쌓여 갑니다. 

 열린 창, 블로그 글쓰기는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합니다.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는 만큼 글에 대한 순발력이 나도 모르는 사이 자라납니다. 바쁜 것 없던 삶에 책과 글쓰기가 들어와 앉습니다. 어리숙한 글이라도 쓰자면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나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내 삶을 바로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먼눈으로 지켜보았던 세상이 글쓰기를 하면서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내 이야기를 고요한 시선으로 담아 씁니다. 초점 없이 흐릿하던 세상이 갑자기 또렷하게 보이듯 글쓰기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줍니다.

  나다운 글을 찾기 위해 글쓰기를 배워야 할 시간입니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몰라서 순수한 호기심이 들불처럼 일어납니다. 글쓰기 책을 참고서처럼 읽고 메모를 해가면서 수능공부 하듯 글공부를 합니다. 도서관 서가에 꽂힌 수많은 글쓰기 책을 모두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잊지 않으면서요. 

 소소한 일상을 담은 블로그 글의 미덕은 그 자체로 이미 충만합니다. 우리의 일상은 평범한 듯 특별한 가치를 품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 드라마에 유일한 주인공인 것처럼 말입니다. 글 쓰는 실력을 따질 것 없이 제멋대로 쓰는 재미와 개성이 넘치는 글 쓰는 세상이 블로그이므로.

 글쓰기는 처음 시작이 가장 어렵습니다. 마치 마중물을 싹싹 긁어내야 맑고 고운 물 한 바가지를 만나듯 첫마디 글을 버리더라도 일단 써 내려가야 합니다. 그렇게 어설프게 쓰기 시작하다 보면 어느새 글이 글을 불러옵니다. 쓰는 날이 다시 쓰는 날로 이어져 흘러갑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더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찾아듭니다. 그 결과로 자연스레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담대한 도전을 불러옵니다. 바로 공모전에 응모를 해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길인 것을 알기에 모른 척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줄 알면서도 걸어갈 수밖에 없는 길입니다. 블로그 글이야말로 가장 편안한 글, 공모전 글을 준비하면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