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밝히는 시
휘도는 바람결에 부서지는 꽃잎을 보았는가
봄의 절정으로 실려가는 낙화의 우아함을
부서지기에 찬란한 마지막 절개를
허공으로 부서진 눈물 속 무지개를 보았는가
고통스런 폭풍우가 남긴 찬란한 파편들
영원하지 않기에 간절한 저 소망들
아득히 열린 밤하늘 사라져 간 별을 보았는가
소멸의 빛을 뿜어내는 저 아득한 과거를
현재를 여는 우주의 위대한 죽음을
사라짐이 아름다운 것은
빛나는 이 순간을 선물 받은 까닭이니...
실패를 딛고 일어선 불멸의 예술을 보았는가
상처가 고스란히 새겨진 고뇌의 손짓을
영원을 남기고자 투쟁했던 병든 육체를
이별의 고통을 삼켜버린 진정한 사랑을 보았는가
상실이 휩쓸고 간 자리에 비로소 담아내는 타인의 슬픔을
칼로 베인 마음 한 구석 이제야 움트는 내면의 영토를
이기는 것보다 옳은 것을 위해 무릎 꿇는 용기를 보았는가
강한 척 속이지 않고 상처를 드러내는 낮은 자의 품위를
약함이 힘이 되는 세상 누구보다 강인한 용서를
상처가 아름다운 것은
불멸의 땅을 얻기 때문이니...
제 몸을 녹여 다시 태어나는 나비의 날개를 보았는가
껍질 속 스스로를 허물고 나오는 탈피의 전율을
인내의 움츠림을 역설하는 아름다운 날갯짓을
자궁의 상처를 딛고 태어난 첫 숨의 기적을 보았는가
가장 좁은 문을 통과해 낸 경이의 작은 손짓을
고통의 절정에서 시작되는 생명의 시작을
고뇌의 바다를 헤쳐나온 숭고한 죽음을 보았는가
한 톨의 불씨까지 소명을 위해 태워낸 장엄한 삶의 여정을
영원의 이름이 되어 위로를 더하는 생의 마지막 숨을
부서지기에 빛나는 모든 존재들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경외의 찬사를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