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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

by 두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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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이 당신에게

자신이 예쁘냐고 묻는다면

마치 마룻바닥으로 추락하는 와인잔 같이

당신의 마음은 산산조각 나겠지.


당신은 마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을 거야.

당연히 예쁘지, 우리 딸. 물어볼 필요도 없지.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발톱을 치켜세운 한편으로는

그래 당신은

딸아이의 양어깨를 붙들고서는

심연과도 같은 딸아이의 눈속을 들여다보고는

메아리가 되돌아올 때까지 들여다보고는

그러고는 말하겠지.


예쁠 필요 없단다.

예뻐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



케이틀린 시엘 시 <그건 네 의무가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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