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나와 먼 사람이다.
응답하라에 나오는 덕선이 아빠 성동일을 보며, 저런 아빠가 정말 실제로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아빠와의 거리는 멀기도 하고 좀처럼 좁혀지기도 어려웠다.
몇 해 전 칠순이 되신 아빠.
늘 청년 같은 외모로 세월이 아빠를 비켜가는 듯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세월인가 보다.
잇몸이 아파서 식사를 못 하시기도 하고, 고관절이 아파서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했다.
그의 아내는 세 번째 암투병을 시작했다.
아내를 간병하며 홀로 지내야 하는 홀아비 신세가 되었다.
육신은 약해지고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되었다.
그러니 전처럼 아빠를 덤덤하게 바라볼 수가 없다.
아빠는 신경질적이고 괴팍한 사람이다.
자기 생각을 편안하게 상대에게 전하는 방법을 한 번도 배워보지 못한 사람 같다.
하루하루 가장 노릇하며 살아내느라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갈 여력이 없었을 것이다.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치는 것은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한 것일 테지만,
그것은 전지적 시점의 제 삼자만 할 수 있는 말이다.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이라면 가능한 멀리 도망치고 싶다.
난 결혼해서 도망쳤지만
그의 아내는 여전히 거기 있다.
그의 아내에게 나는 배신자다.
혼자 살길을 도모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녀의 하소연과 울분을 들어주어야 한다.
자기 속 내를 표현할 줄도 모르고
여행 다니며 풍취를 즐길 줄도 모르는 아빠가
자신의 감정을 털어내고 앞으로 나가는 방법은 오로지 술이다.
매일 하루 세끼 막걸리를 드시고
특별한 날은 특별해서 또 드신다.
그 속을 도대체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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