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열린 문 틈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던.
봄처럼 벚꽃처럼 분홍 빛을 항상 달고 다니던.
회색 낯빛의 무뚝뚝한 아저씨 앞에서 참새처럼 하루종일 재잘거리던
쪼끄만한 신입생이던 너를 떠올리면 슬그머니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 이후로 15년이 지나,
활짝 피었던 분홍색의 벚꽃 대신
푸른 버들잎들이 가지가지마다 맺힌 초록빛을 달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너는 열린 문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뭐가 그리 좋은 지 발그스름하게 웃으며 나를 맞이한다.
벚꽃 같은 분홍 빛이던 푸른 버들잎들이 맺힌 초록빛이던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너의 옆에서.
회색 빛의 마음도 반짝반짝 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