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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해지고싶다 Nov 19. 2024

반짝반짝 빛나는

조금 열린 문 틈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던.


봄처럼 벚꽃처럼 분홍 빛을 항상 달고 다니던.


회색 낯빛의 무뚝뚝한 아저씨 앞에서 참새처럼 하루종일 재잘거리던


쪼끄만한 신입생이던 너를 떠올리면 슬그머니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 이후로 15년이 지나,


활짝 피었던 분홍색의 벚꽃 대신

푸른 버들잎들이 가지가지마다 맺힌 초록빛을 달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너는 열린 문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뭐가 그리 좋은 지 발그스름하게 웃으며 나를 맞이한다.


벚꽃 같은 분홍 빛이던 푸른 버들잎들이 맺힌 초록빛이던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너의 옆에서.


회색 빛의 마음도 반짝반짝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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