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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해지고싶다 Nov 28. 2024

겨울이 온다

울긋불긋 뒷산을 수놓던 단풍들이

언제 물들어냐는 듯 땅으로 떨어진다


베이지 코트를 생각나게 하는 샛노란 은행들도

차가운 바람에 갑작스럽게 옷을 벗는다


포근하던 바람마저 칼날처럼 날카로워

사람들이 옷을 갑옷처럼 몸에 두를 때


봄에 태어나, 겨울이 낯선 7살은

코에 방울방울 콧물을 매단 채

신나게 캐럴을 흥얼거린다


겨울이 오기를 기다린 것처럼

매일매일이 겨울이었으면 좋겠다고


군고구마의 달짝찌끈한 향과

집 주변 곳곳에 붕어빵과 어묵들이

채워주는 거리가 좋다며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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