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억

by 송나영

텃밭에 간다.

쪼그리고 앉아 상추를 따는 엄마의 손은 빠르다.

겨자잎과 상추와 부추를 후루룩 훑었다.

한 박스를 채우고 하우스에 주저앉았다.

바람이 시원해.

여기 바람이 시원해.

오이지 어떻게 담가?

소금물을 끓여서 부어야지. 짜면 안 돼.

싱거워도 안 돼.

물은 얼마큼 하면 돼?

짜면 안 돼. 싱거워도 맛없어.

얼마 지나면 먹어?

짜면 안 돼. 싱거워도 맛없어. 차라리 짠 게 나.

엄마는 고장 난 녹음기

오 분마다 같은 말을 한다.

엄마는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https://m.youtube.com/shorts/ogEhEuu3P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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