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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남 Apr 29. 2024

일 년에 고작 15권(8/15)

제8권-인생의 발견

시어도어 젤딘의 인생의 발견은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부터 내가 어떠한 생각을 품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까의 상상을 자극한다. 나의 자존감, 자신감이 약해진 상황을 벗어나고자 읽었고, 고장 난 엔진을 깨끗하게 닦아주고 기름칠을 해주는 책이다.



그는 '글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라'라고 조언했다. 나는 그렇게 들렸다. 본문에서는 '나의 생각을 남과 나누어야 한다'라고 쓰여있다.


내가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어간 과정이 기억났다. 사람들을 가까이하던 삶에서, 한 순간에 인생의 방향점을 뒤틀어 사람을 멀리하는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기준을 잃고, 타인에게 나를 끼워 맞추며 자존감을 채우는 병의 유발을 자처했다.


스스로 삶을 가두어버린 채, 주변을 탓하며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는 시간 동안 꽤나 힘들었다. 나에게도 소중한 시간이었던 만큼이나, 주변의 시간을 더 소중히 다뤘더라면.. 하는 과거의 선택에 대한 번복을 바라는 회한이 나의 숨을 옥죄여 왔다.


죽고 싶다는 인식에 도저히 죽을 수 없었다. 나는 지난한 시간 동안 잘못된 방향에 집착했던, 한 가지에 매몰된 행동을 내려놓고 나를 정상화시키는 작업에 돌입했다. 출간을 목표로 하는 책의 주제를 선정했고, 미뤄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며 전략적 사고 기술을 되살렸다. 고통스럽고 하기 싫지만 사람들이 현재 하고 있는 행동과 데이터를 수집하려 애썼다.


지금 당장 그때의 감이 생생하게 되살아나진 않겠지만, 조금씩 되찾아가는 것이 느껴진다. 엎질러진 퍼즐 조각들이 다시금 제 자리를 찾아갈 준비를 한다.


내가 누구였고, 어떤 기준으로 나를 만들어왔으며,  안 어울리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 하는 나로부터 도망친다. 나와 맞는 색깔을 찾기 위해.


때마침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았는데, 퍼즐 맞추기를 시작하려는 적절한 타이밍에 불씨를 붙여주었다. 지난 시간들은 나의 강한 색을 지우기 위한 몇 년이었다. 하지만 컬러 진단 결과 타고나게도 강한 색이 잘 받고, ‘이 딴 게 왜 어울리지?’ 하게 되는 사람이란다.

나의 옷장을, 다시금 나를 살려주는 옷으로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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