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ott에서 화제가 되었던 시리즈가 열렸다
노안 때문에
일상을 보내기가 어려울 때도 있는데...
장장 6시간, 시리즈 시청이 무리가 되었다.
게다가
사무실의 에어컨이 가까운 내 자리에 앉아서
몇 주 동안 강풍을 온몸으로 맞았다
눈이 안 좋아져
처방받은 항생제가 든 안약을 넣는 중이었다.
보람 있는 일 하기를 좋아하고
'의미 없이 시간 보내기'를
가장 힘들어하던 나였는데...
언제부터였는지
그런 시간들이 늘어갔다
간혹
시간을 흘려보내고 난 후 돌아보면,
'시간 죽이기'를 하고 있는 나를 잊고 싶어
'드라마 속으로 도망갔었구나'싶다
마흔 중반을 넘어서며
중년우울감이 찾아왔다
온 힘을 다해 키워온
두 명의 아이들이 내손을 떠나서
'나한테 해준 게 있어?'
'엄마 의도 정도는 이미 간파했는데!'
몸짓을 하며 내 말을, 나를 지나친다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긴 한데
용돈이 필요하거나 무언가 아쉬워질 때면
"잠시 맑음"을 뜻하는 녹색등이 켜진다.
그러다 조금 뒤 빨간색으로 바뀌면
현타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오래전부터 그리던 화목한 가정에서
한참 멀어진 현실에서 드는 자괴감이랄까
아이들 교육을 잘못했나,
지나간 내 수고들이 헛된 건가,
나는 무얼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지?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날 괴롭혔다
시리즈물의 마지막 편이 끝나고
'많이 늦었으니 그냥 잘까?'
'어차피 늦었으니 빨래만 널고 자야지'싶었다
영화를 보느라
한참 전에 다 돌아간 빨래를 꺼냈다
탁탁, 터는데
댕―
갑자기 머릿속에
새해를 알리는 듯한 종소리가 울렸다
'중년의 우울감을 지나는 글을 써보면 어떨까?'
믿지 않고 싶어서 도망 다닌 들,
내게는 현실이니까?!
순한 양 같은
아이들이 있는 30대가 그리운 것처럼,
'오늘'도 그리워지겠지
혼자만의
다짐으로는 어렵지만,
글로 남긴다면 '의미 있는 시간'으로 쌓여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를 작게나마 위로할 수 있다면?
열정, 의미 같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남기고 싶어졌다
30대까지 자유롭지 못했던 "타인의 시선"
이제는 남에게 보이려 애쓰지 말고
나를 담담하고 따뜻하게 봐주기!
우울감으로 온종일 누워서
화장실 갈 때 겨우 일어난 일,
아이들에게 현타를 맞아 힘들었던 일들
아이들 행동에
'말 안 듣는'이라는 말 말고
시선을 돌려
'독립적으로 크려고 애쓰는 아이들' 지켜보기?!
한 주 동안 일이 바쁘고,
개인적인 일까지 겹쳤었다.
다리가 퉁퉁, 부어서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온종일 집에서 나뭇잎처럼 굴러다녔다
그리고 ott까지 보고 나니
새벽 4시―
밤을 새웠다
생각난 것은 쓰지 않으면 휘발 돼버리니
서둘러 핸드폰 화면에 커서를 움직인다
종일 누워있어서
내려간 건, 다리의 부기만은 아니었다
'마음에 부기'도 빠진 듯 가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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