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에게
우리 3형제가 힘겨운 성장기를 지나와서
너와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
네가 외국으로 떠나서
비자 때문에 3년 동안이나 못 들어온다고 하니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
작년에
네가 한국에서 일할 때
일을 도와줄 수 있었던 게,
돌아보면 내 삶에서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아
'하길 참 잘했다'싶어
평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너답게 잘 자란 것 같아서 대견했어
네일을 도와주었던 곳을 지날 때면
그날이 생각나서 코끝이 찡해지고
다시 행복으로 물들거든
네가 중학교 때 살짝 삐뚤어지고...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일하는 사이사이
너와 속 이야기를 해볼 수 있었으니까...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형제애는 이런 모양이구나! 더듬으며,
우리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어
내가 가져간 '든든한 간식'을
차에 있던 과자 대신 먹는 모습을 보면서,
진작에 챙겨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더라
'친구는 사랑이 끊어지지 아니하고
형제는 위급한 때를 위하여 났느니라'라는
성경의 말씀이 참 와닿아
큰누나 노릇도 제대로 못하지만
언제고 큰일이 있을 때면
너희들을 떠올리면서 마음이 든든해지니까
먼 타국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가족을 부양할 널
생각하면
눈앞이 아득해지지만
"아이들 공부시키려면 보내"라며
든든한 말을 해주는 너에게 진심으로 고마워
나이가 드니
간혹 옛날과 오늘이 혼동될 때가 있는 것 같아
동네에서 온갖 말썽을 다 부리던
애기가 어느새 3명의 아이를 둔 가장이 된 건지
5살 누나인
내 말 한마디에 풀이 죽은
요기― 허리춤에 머리가 닿을까 말까 하는
꼬마 아이가
너와 겹쳐 보여서...
여동생처럼
사소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항상 응원하고 또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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