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차박 캠핑

by 유승란

햇살이 눈부시게 비추는 겨울의 맑은 하늘, 남편과 들뜬 마음으로 집을 떠난다. 겨울의 차 박은 처음이라 낯설지만 기대 반 설렘 반이다. 허기지는 것도 모르고 출발을 하다가 뒤늦게 서야 배고픔을 느낀다. 집 나가는 준비 하느라 끼니도 잃어버렸다. 국수를 좋아하는 우리는 남편이 알고 있는 맛집인 일산 비빔국수&돈가스집를 찾아 이른 점심을 따뜻한 국수로 먹고 목적지인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출발했다.

고등학교부터 이어왔던 친구들이다. 식구가 늘어 부부동반으로 인원이 곱으로 늘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것도 좋고 재미있어 만남을 즐거워하고 기다려진다. 이제는 하나 둘 남편들이 정년을 해서 가정으로 돌아오니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시간들을 맞춰 캠핑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캠핑을 다녔다. 겨울 캠핑을 도전한다. 준비할 장비가 많다. 친구 중에 차 박의 노하우가 쌓인 친구부부의 도움으로 처음 도전해 본다.

초보인 우리가 먼저 가서 자리를 잡는다. 을왕리 선착장에 둘러보니 몇몇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빈자리를 찾아 차를 세우고 요리조리 살피고 있다가 남편과 나는 차에 연결해서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날씨는 좋은데 바닷바람이 쌔게 불어오니 텐트 치는데 다른 날보다 두 배는 더 힘들었다. 남편은 거의 차 밑으로 들어가다시피 하면서 텐트의 줄을 차에 힘껏 매달고 세찬 바람도 이겨 내게끔 튼튼하게 줄을 이었다. 나는 언능 따뜻한 커피를 남편에게 주었고 추워도 힘들어도 이 순간만은 행복했고 즐거웠다.

남편이 잡고 있으라면 잡고 가져오라면 가져오는 말 잘 듣는 내조의 부인 텐트 치는 데는 손발이 맞아야 얼른 치고 예쁜 집을 만들 수 있다. 짜증과 화가 섞이면 집이 삐뚤어지거나 바람에 날아가 버리는 수가 있다. 이렇게 열심히 집을 짓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불 멍을 하기 위해 장작으로 불을 붙인다. 친구가 오면 맛있게 먹어줄 저녁준비도 해야 하고 고기도 구워야 한다.

아직도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를 위해 먼 저온 내가 준비를 해 놓으면 저녁을 빨리 먹을 수 있다. 친구도 텐트를 치고 잠자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친구가 올 자리를 마련하려고 옆집에 눈치를 살핀다. 언제 가시냐고 물어보면서 친구 자리를 되도록이면 옆자리로 만들어 놓는다. 남편과 나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친구가 왔다. 우리는 서로 오랜만에 보는 사이처럼 껴안고 반가워한다. 저녁을 같이 먹으며 술도 한잔하니 수다가 늘어 했던 이야기 또 하면서도 즐겁다. 웃음소리가 을왕리 해수욕장에 꽉 찬다.

어린 시절 쥐불 놀이하던 생각이 난다고 친구 남편이 불꽃놀이를 사가지고 왔다. 불을 붙여 톡톡 튀는 불을 돌리며 또 한바탕 웃으며 하트도 만들어 보고 빙글빙글 돌려 보기도 하면 모래사장을 걸어 다녔다. 추운 것도 잃어버린 채 뭐가 즐거운지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얼마를 있었던가 손발이 차가워졌다. 텐트 안으로 돌아오니 따뜻하다. 장작에 불을 더 넣고 친구와 둘러앉아 불 멍을 때린다. 조용히 정적이 흐르며 타고 있는 장작불에 손발을 녹이고 끌어 오르는 불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마음을 쉬어 주는 시간이다.

이렇게 하루를 돌아보며 좋은 건 마음에 남겨두고 안 좋은 건 불꽃과 함께 태워 버린다. 친구도 내 마음과 같은 마음이겠지, “우리의 우정이 영원한 이유는 서로 곁에서 함께하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일 거야. 마치 두 나무가 서로의 그늘아래서 자라며 더 강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듯 하늘에서는 하얀 눈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한다. 내일은 하얀 눈이 쌓이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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