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집을 짓던 아이, 46세에 '나'라는 집을 허물다

먹고 싸고 자는 것, 그 당연한 것들과의 사투

by 지인




나는 오랫동안 잠을 잘 자지 못했다. 밤이 되면 더 긴장되고 불안하고 걱정이 많아진다.

그런 나를 보며 엄마는


" 밤새 집 몇 채는 지었지?"


하신다. 그래 맞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여러 가지 일들과 내일의 많은 일들을 계속 생각한다.

생각 생각 생각 계속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끊어지지 않는 긴 기차가 연이어 이어저 긴 터널을 계속 지나간다.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계속 이어진다. 그 터널에서도 그 기차 연결도 끊어지지도 벗어나지도 못한다. 나는 왜 이런 운명을 타고 난 걸까? 타인을 돌아보기 전까지 다른 사람들도 그런 줄 알았다.


또 하나 난 변을 잘 못 봤다. 삼일에 한 번이나 오일에 한번 보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결혼 후 남편의 규칙적인 배변습관이 놀라웠다. 소화가 3일에 한 번씩 되는 줄 알았다. 첫째 아이가 밥만 먹으면 똥을 싸러 간다.

그 아이를 보며 대단하다 생각하며 소화는 바로 이루어지고 변도 그날그날 소비를 해야 하는 거였다.

묵히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변비 탈출을 위해 애썼다. 근데 직장을 다니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설사를 자주 하거나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나에게 왔다. 변비만큼이나 힘들고 괴롭다.

변비도 설사도 모두 긴장과 불안한 나의 심리와 연결된다는 것을 알았다. 편안해지기가 참 쉽지 않다.


그리고 먹는 문제도 살찌는 거에 민감해서 중학교 시절에서 잠깐 거식증도 있었다. 먹고 화장실 가서 손가락을 넣어 구토를 하는 식으로 음식물이 내 몸에 머무는 게 싫었다. 그게 영양분이 된다는 것보다 지방이 되어 살을 찌운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니 계속 구토를 반복하고 소화도 되지 않고 속도 많이 쓰리고 아팠다

자주 아프니 내과에 가서 검사도 했다. 위장관조영술을 받고 위염 진단을 받았다. 중학생이 위염이라니..

의사 선생님께서 스트레스받지 말고 즐겁고 편하게 지내라고 말씀해 주셨다.


고로 나는 먹고 싸고 자고 가 다 안 되는 불치병을 아직도 안고 산다.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심리학, 그래 나의 문제는 심리적인 것이고 , 뇌에서의 작용이 몸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경희사이버대학에 편입해서 심리학을 공부학고, 뇌과학에 대한 책도 보고, 생리심리학도 공부한다.

그리고 심리극도 참여하고 사례연구모임도 들어 공부하고 있다.


뇌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무한한 연구 대상이라고 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뇌의 영역, 조금씩 알려지고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논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 같다.


나,라는 이 몸을 나는 어떻게 데리고 살 것인가?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보지 못하고 있다.

10살의 따돌림 사건이 함묵증과 대인 기피, 소극적인 나로 만들었다고 계속 그 사건을 뒤집어보고 엎어보고 계속 분석하고 들들 볶았었다. 청소년 시기 선생님에게 받은 상처, 20대 직장생활에서 겪은 수많은 숨 막히는 사건들, 30대 결혼과 육아라는 낯선 환경에서 신랑, 시댁식구들, 자녀라는 낯선 사람들과 부대끼며 겪은 수많은 일들, 40대의 공황장애와 우울, 무기력증 은 내가 선택한 에피소드들이다. 다양한 역할의 일부였다.


나라는 주인공이 다른 역할을 하며 다양한 사건을 매번 드라마틱하게 연기하고 있는 거다.

그냥 멀리서 바라보니 코미디고 자작극이었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등 떠밀지 않았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힘든 나를 그런 장면으로 연출한 거다.


지나온 모든 에피소드는 내가 연출한 배역이었음을,
이제 나는 무대 뒤로 걸어가 진짜 나를 마주하기로 했다.

이제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46살의 나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살고 싶어?


나로, 나답게 , 내가 하고 싶은 것 실컷 하고 , 생각에서 자유롭고, 몸에서 자유롭고,

훨훨 가볍게 살고 싶어.. 편안해지고 싶어.

그렇게 살 거야.


오늘도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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