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심리학 #063]
성격적인 장애와 애착 유형 간의 상관 관계를 시사하는 본 연구는 왜 사람들이 안 좋은 관계를 거듭하는 지를 알려준다.
New research shows the role of personality disorders in relationship problems.
Posted Jun 29, 2019 Susan Krauss Whitbourne Ph.D.
* 주요 내용
- 갈등 상황에서 대화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관계에 필수적이다.
- 피츠버그 의과대학의 Joseph Beeney 와 그의 동료들이 최근 진행한 연구는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관계적 갈등'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보여준다.
- 이들은 인격 장애의 심각도와 파트너의 불안정 애착 간에 상관 관계가 있을 거라고 가정하였다.
- 첫 단계로 이들이 자신의 인격장애, 스타일, 전반적인 대인 관계 기능 수준 등에서 얼마나 자신과 유사한 파트너를 만났는지 여부를 조사하였다.
- 두번째 단계로 이 커플들이 실제 갈등 상황이 되었을 때 어떤 식의 대처를 하는 지를 보았다.
- 그 결과 많은 커플들이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대인관계 문제를 가진 파트너를 만났다.
-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문제를 서로가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 불안 애착이 많을 경우 갈등 상황에서 대화를 차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이 갈등을 철회하지 않으면 결국 자신을 버릴 것이라고 여기며 두려워한다.
- 불안이 높아진 사람들은 갈등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으나, 개방적인 의사소통은 하지 못 하기에 토라진 모습 또는 그들이 관심을 끌만한 소위 어그로를 보인다.
- 불안애착을 가진 사람은, 자기 삶에 중요한 인물이 자기를 떠날 것에 대한 불안함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가까운 관계를 피하거나 지나치게 집착한다.
- 요약하자면,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애착 스타일과 관계 인식에 대한 본 연구는, 이미 불안정 애착을 가진 사람들이 관계를 거듭하면서 파트너에게 지지받을 수단을 스스로 차단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 Bandi Thinks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선 유유상종이라는 이야기를 보죠. 비슷한 부류, 성격을 가진 이들끼리 모이게 된다는 이 말은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불균형을 내포하고 있으나, 사람의 취향에 대한 말이기도 합니다. 즉, 자신과 비슷한 처지 혹은 성격인 사람에게 '끌린다'는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이런 말도 있습니다. "결국은 내가 원치 않던 모습으로 살고 있더라.", "사귀는 사람마다 이상한 사람이더라." 이런 말이요.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고 합리적인 존재일텐데 왜 이렇게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요?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이 있습니다. 본 저널은 그 다양한 연구 중 하나로써 인격 장애와 애착 유형에 대한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까놓고 얘기해보죠. 왜 한 번 이상한 사람 만났던 사람은 계속 이상한 사람만 만나게 될까요?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그런 사람에게만 끌린다. 사랑의 감정은 매우 고결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불 같이 달아오르는 사랑일수록 그들의 결핍을 충족시키는 무언가였기에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이 사람이 필요해.' 라는 마음과 '이 사람에게 내가 필요해.' 라는 마음은 상반되는 말 같지만 같은 결을 가지고 있어요.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건강한 사랑은 '나 혼자 있어도 충분하고, 네가 있으면 더 좋고.' 입니다. '네가 없으면 안 돼.' 라는 말은 로맨틱해보일 수 있으나 개인의 결핍을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지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세상 모두가 정신적으로 완전무결할 수 없으며 나 역시 '결핍'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건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결핍'이 자극당하는 느낌에 끌립니다. 내가 안정적이지 않을 수록 나와 같은 불안정함을 가진 이에게 공명하는 것이죠.
두번째, 투사적 동일시입니다. 투사적 동일시란 정신분석 학파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가 주장한 개념인데요. 자신이 보고자 하는 모습대로 상대방을 만든 후에 "거 봐. 내가 맞잖아." 라고 하는 무의식적 방어기제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알콜 중독 아버지 밑에서 자랐던 딸이 결혼을 했습니다. 아버지같은 남자는 만나고 싶지 않았기에 술을 즐기지 않는 남편을 선택했죠. 그런데 남편의 회식날만 되면 기분이 좋지 않아요. 왠지 옷에서 술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남편의 말이 거짓말 같아요. 거짓말 하지 말라며 얘기하지만 남편은 도리어 "왜 믿지를 않냐고!" 소리를 칩니다. 아내는 확신합니다. 거짓말을 해서 더 제발 저려하는 거라고요. 아버지도 똑같았거든요. 아내는 자신을 속인 남편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웁니다. 정말 억울한 남편은 집을 나가 속상함에 술 한 병을 삽니다. 그리고 정말 마신 후 집에 돌아옵니다. 아내는 생각해요. "역시 남자는 다 똑같아. 다 술 먹고 나한테 화내."
남편이 술을 마시게 된 이유에는 분명 아내의 역할이 있습니다. 아내는 무의식적으로 '남자는 술을 마시고 거짓말을 한다.'는 믿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정말 아내가 예상했던 상황대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죠. 즉, 투사적 동일시는 자신이 쓰고 있는 색안경대로 상대방이 행동해야만 안정감을 갖습니다. 내 삶은 안정적이지 않아! 라고 믿는 이는 주변이 안정적이지 않을 때서야 무의식적인 안정을 느끼게 되죠.
연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불안정 애착을 가져서 "이 사람은 언젠가 나를 떠날 거야." 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에게 "나를 떠나지 마!" 라는 메시지를 유/무형으로 지속적으로 던지겠죠. 그리고 그 메시지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겠죠. "나를 믿는다면서 왜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못 믿지?"
결국 내가 자꾸 이상한 사람을 만나는 이유는 내가 이상한 사람을 불러들이기 때문이며, 나부터가 이상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잔인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나에 대해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안정적인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애착은 기질과 생애 초기 양육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미 커버린 시점엔 나의 일부처럼 몸 속 가득 스며들어 있습니다. 부모 교육을 활발히 진행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안정적인 애착을 줄 수 있으려면 부모님부터가 노력하고 알아야 하니까요.
허나 이건 결과론이죠. 이미 커버린 우리는 지나버린 버스를 잡을 수 없잖아요? 그렇다고 마냥 부모님만 원망하면서 살 수도 없는 거고요.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그 중 가장 끌렸던 사람들이 지니고 있었던 특징들을 생각해보세요. 무엇때문에 마음에 안 들었는지, 무엇때문에 헤어졌는지 등등 떠올려보고 '그 문제가 나의 어떤 감정을 자극시킨 거지?' 고민해보세요. 내가 만났던 이상한 사람들은 나를 비추어주는 거울입니다. 나를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향하게 해줄 보배로운 인연인 것이죠.
알고나면 행동할 수 있습니다. 무의식 중에 실수하더라도 '아, 이건 내가 실수한 거구나.' 생각하며 반성하고 개선할 수도 있습니다. 끊임 없이 의식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만나고 있는 중이라면 이것을 명심하세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익혀야 하는 건 상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것보다 상대와 '잘' 그리고 '치열하게' 싸우고 화해하는 거라는 것을요.
오늘 연인과 함께 이야기해보는 거 어떨까요?
우리들이 잘 싸우기 위해선 어떤 상호 작용을 해야 할 것인지!
* 참고 자료
https://blog.naver.com/3fbaksghkrk/221483693470
https://blog.naver.com/3fbaksghkrk/221460316873
https://blog.naver.com/3fbaksghkrk/221492379851
https://blog.naver.com/3fbaksghkrk/221557755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