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불안, 걱정을 끊을 수 없는 이유

[오늘의 심리학 #085]

The Secret Reason Why You Can’t Stop Worrying

 New research is beginning to reveal why some of us can't stop.

 Posted Nov 26, 2019 Sandra Llera, Ph.D. and Michelle Newman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the-courage-happiness/201911/the-secret-reason-why-you-can-t-stop-worrying



* 주요 내용


- 우리는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미래는 불확실하기에 '만약'이라는 질문은 종종 불안을 동반한다.
-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직장이나 학교 성적', '재정', '건강', '책임질 일들'을 포함하고 있다.
- 그 중 걱정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하는 불안 장애의 경우 인구의 5퍼센트 이상이라고 한다.
- 불안은 안절부절 못 하고, 근육이 긴장되며, 집중력이 낮아지고, 수면 장애가 일어나는 등 다양한 문제를 동반한다.
- 사실 문제 해결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려면 걱정에 빠지기보다 좀 더 객관적이고 전략적으로 생각(예를 들어, 문제를 작은 부분으로 세분화하거나 목표에 집중하는 것)을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

- 그런데 우리는 왜 걱정을 멈출 수 없을까?
- Sandra Llera, Ph.D. 과 Michelle Newman Ph.D.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기분을 나쁘게 하는 비디오를 보여주기 전 한 집단에겐 "걱정을 하라."고 얘기했고 다른 집단엔 "긴장을 풀고 봐라."라고 하였다. 그 결과 걱정을 하면서 본 집단은 비디오를 다 본 후에도 감정적인 변화가 적었다.

- 우린 불안과 걱정을 통해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느낀다. 허나 이것은 착각이다.


* Bandi Thinks


© tjump, 출처 Unsplash


 우울과 불안함의 시대라고들 하죠. 맞는 말입니다. 이제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심각하고 희귀한 질병이 아니라 감기만큼 흔한 질병이 되었으니까요. 이젠 심각하고 흔한 질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에 발맞춰 우울, 걱정, 불안 등을 컨트롤하기 위한 다양한 서적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부터 챙기자는 슬로건은 인문학의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걱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어요. 수많은 책과 방송에서, 또는 상담이나 교육에서 답을 내어놓습니다. "걱정을 하게 해서 미안해. 공감해. 이제 불안해하지 마. 걱정을 해서 만들어진 네가 아니라 너 자체로 소중한 거야." 뭐 이 정도겠네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불안해 할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는 안심하고 시원하게 웁니다. 그리고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허나 어김없이 불안하네요. 걱정도 들고요.


 아, 이제 걱정 안 하고 내 삶을 살기로 했는데!
나를 사랑하기로 했는데! 나는 왜 이러지??



 도리어 자괴감이 커져갑니다. 필자가 대중심리서를 위험하게 바라보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 복잡한 걸 단순하고 명료하게 얘기하려 드니까 자꾸 오인하여 받아들이는 이가 많아지거든요.


 아무튼 궁금해지네요.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할 일이 없겠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걱정을 멈출 수가 없을까요? 본 저널은 그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건 바로 은연 중에 '걱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인간의 합리적 비합리성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인가요? 비합리적인가요? 이에 대한 정답을 쉽게 내릴 순 없겠지만 적어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쨌든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착각하는 존재.' 가 인간이라고요.


 그래서 세상엔 다양한 일이 발생합니다. 데이트 폭력을 당하면서도 상대방과 헤어지지 못 하는 이, 자신과 가족을 파국으로 내모는 행위를 끊지 못 하는 이, 끊임없이 자신을 불행하고 힘든 상황으로 내몰며 괴로워 하는 이 등등. 밖에서 볼 땐 이해도 안 되고 미련해보이는 일이 그 사람 나름의 근거와 합리성이 있는 거죠,



© Daria-Yakovleva, 출처 Pixabay



 걱정을 끊지 못 하는 이들은 '내가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것'을 걱정을 통해 막았다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뒀기에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자신이 감정적으로 덜 힘들었던 거라 여기는 거죠. 이는 긍정적인 일에도 마찬가지인데요. 걱정했던 일에 비해 잘 풀린 일이 주는 '안도감'을 그간의 걱정에 대한 보상처럼 느낍니다.


 즉, 이런 생각이죠. '내가 미리 최악의 상황을 생각했으니까 그런 일이 발생 안 했을 때 안심할 수 있고,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땐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거야.' 어떻게 보이나요? 그럴듯한데? 합리적인 생각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어쩌면 당신도 잦은 걱정을 하는 분일 수 있습니다.

 분리해서 생각하자고요. 예상을 했건, 하지 않았건 간에 상황이 좋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반대 경우는 당연히 기분 좋겠죠. 즉, 기분의 결과값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걸 느끼는 상대적인 감상이 다를 뿐입니다. 목욕탕이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같은 미지근한 온수라고 해도 냉탕에 있었을 땐 뜨겁게 느껴지고, 열탕에 있었을 땐 차갑게 느껴지는.



 종합하면 과도한 걱정에서 합리적인 안도감을 얻는 이들은 '내가 안 좋은 감정을 견디지 못 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 또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견딜 수 있도록 평상시부터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두고 있는 거죠. 그렇기에 자주 불안한 이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 대한 믿음 다지기입니다.


 마이너스를 견디기 힘드니 평소부터 마이너스로 살겠다는 말이 건강하게 들리진 않으시죠?


© coopery, 출처 Unsplash


 그러면 아무 걱정도 없이 사는 게 건강할까요? 그렇지 않죠. 여러 안전 사고는 무방비와 안일함에서 나오니까요.


 걱정의 기능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예방'입니다. 즉, 걱정은 감정의 영역이 아니라 이성의 영역입니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이성적으로 철두철미하게 예방해야 합니다. 그러나 '혹시 실수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감정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도리어 위축되고 집중을 방해하고 능률을 떨어뜨립니다.


 혹시 불안하신가요? 이런 저런 걱정이 되시나요? 그렇다면 냉정해지세요. 내면으로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그게 실제로 일어날 확률이 높을까? 낮을까?
 2. 실제로 일어난다면 내게 치명적일까? 대처 가능할까?
 3. 가만히 앉아서 걱정만 하는 건 도움이 안 돼! 일어날 확률을 낮추려면 행동으로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물론 감정이 이성을 잡아먹어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정도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겠죠. 저희 연구소를 포함한 다양한 심리상담센터나 신경정신과의 문을 두드리면서요.








매거진의 이전글 '공감(Empathy)'이 생긴지 고작 100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