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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검사 추천해드릴게요. 당신이 결과를 믿지 않는다면

[오늘의 심리학 #133.]

© benmullins, 출처 Unsplash



대중적인 성격 유형 테스트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하다못해 참조까지만 하세요. 




 세상에는 수많은 성격 테스트가 있습니다. 당신이 사막에 떨어졌습니다. 무엇을 가장 먼저 할 건가요? 이런 테스트죠.


 이런 테스트를 진지하게 듣는 사람은 없습니다. 맞으면 신기하고 틀리면 에이~ 뭐야. 하고 넘어가죠. 이른바 재미있는 가십거리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게 성격 검사의 틀이 되면 말이 달라집니다. MBTI의 예를 들어볼까요? 16 유형들이 각각 사교 모임을 만들어서 자기 유형의 공통점을 찾고 다른 유형들을 평가하는 일이 다분합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심리에 대한 이해가 얕고 편파적인 분들의 경우 '유형'을 절대적으로 신봉합니다.


- 성격 테스트에서 MBTI는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 규모의 산업이 되었다.
- 이를 정리한 Katharine Briggs와 그녀의 딸은 심리학, 정신의학, 실험에 대한 어떤 훈련도 받지 않았다. 
 그녀는 1900년대 초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키기 위해 과학이나 심리학이 아닌 개인적 경험을 사용했다.
- '유형' 기반 이론은 비과학적이고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고정된 사고방식을 주지시킬 수 있다.
- MBTI나 에니어그램처럼 '유형 기반' 성격 테스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사회과학은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렇기에 100% 그렇다/아니다는 없다고 보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향성을 찾아내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그 경향성은 말 그대로 '참고'입니다. 맹신하면 안 돼요. 사회과학에 진리란 없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유형' 기반 이론은 위험합니다. 특히 심리학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이가 단순히 '유형'에만 빠졌을 때 생기는 문제는 큽니다. 사람에게서 특징을 찾아내는 게 아닌 '유형' 속에 사람을 가두거든요. '유형' 외의 모습이 나타나면 그건 '이상한 것'이 됩니다. 




첫째, 과학적이지 않다.
- 사회과학에서 중요한 기준은 신뢰성, 타당성, 독립성, 포괄성이다.
- 대부분의 '유형 기반' 성격 검사가 신뢰성(결과가 일관적인가?), 타당성(측정 값이 대상을 잘 설명하는가?)이 떨어진다. (테스트할 때마다 결과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 같은 성격 테스트라도 검사하는 사람이 다르면 결과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둘째, 무의식적으로 사고의 경직이 이루어질 수 있다.
- '유형 기반' 성격 검사는 사람들에게 꼬리표를 단다.
- 하버드 심리학자이자 명상 전문가인 Ellen Langer 박사는 "만약 어떤 것이 진리로 제시된다면, 대안적인 사고방식은 고려조차 되지 않는다." 고 얘기했다.
- 연구에 따르면 성격 테스트나 심리 진단은 치료자(상담/임상/정신의학전문가)에게 참조가 된다. 그러나 내담자에겐 제공되지 않아야 한다.
- 꼬리표를 단 내담자는 그것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잡으며, 이는 스스로를 바꿔나갈 능력을 크게 제한한다. 



  그래서 고민하고 사유하는 전문가일수록 성격 유형 검사나 심리 진단을 매뉴얼에 갇혀 보지 않습니다. 정말 훌륭한 임상 전문가는 검사 결과가 아닌 사람을 봅니다. 작은 행동, 말투, 느낌 등을 포착하고 해석합니다. 검사에서 나타난 특성들은 이 해석에 도움을 주는 참고 자료 정도로 사용합니다. 




 저도 심리검사를 사용합니다. LCSI 라는 성격 검사죠. 그러나 이 검사에서 제가 강조하는 건 성격보다 기질입니다. 타고난 캐릭터와 경향성을 이해하는 건 중요해요. 그건 나의 본진을 아는 거니까요. 본진을 알아야 내가 힘을 덜 들여도 되는 부분, 힘을 더 들여야 하는 부분을 파악해요. 그건 내 정신건강과 심리적 체력을 지키기에 필요하니까요.


 그렇지만 '유형'에 갇혀 이 유형은 어떻고 저떻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격하게 지양하고 있어요. 영양가도 없을 뿐더러 도리어 위험하거든요. 혹시 여러분 MBTI, 에니어그램 하물며 제가 진행하고 있는 LCSI 검사를 받았어도 마찬가지에요. 결과가 나왔다고 그 종이에 나온 게 여러분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지필 검사는 단순해요. 여러분이 체크한 내용을 종합해서 몇 가지 문장으로 취합했을 뿐이에요.

 투사 검사는 신기해요. 나도 모르던 무의식이 반영이 되어서 나타난 것을 잘 배운 이가 읽어줄 뿐이에요.

 그러나 검사 자체가 여러분을 100%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아요. 부디 자신을 '유형'에 끼워맞추지 마세요. 정말요.




* 추천 자료


1. 기억을 날조, 왜곡, 과장하면서까지 그대로 믿는 이유

 진실을 믿는 게 아니라 기억을 믿는 사람들의 인지적 오류를 꼬집는 글이에요. 인지적 맹점에 대해 알 수 있어요.

https://brunch.co.kr/@3fbaksghkrk/161


 2. 당신의 가치관을 찾아줄 몇 가지 질문

 검사지 속 내가 아닌 '나 자신'으로써 중심을 잡기 위해 필요한 가치관. 그것을 도와주는 글이에요.

https://brunch.co.kr/@3fbaksghkrk/240




* 출처 자료


PERSONALITY

Two Reasons Personality Tests Like Myers-Briggs Could Be Harmful

 MBTI and other tests, like the Enneagram, might promote less flexible thinking.

 Posted Apr 06, 2020 Benjamin Hardy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quantum-leaps/202004/two-reasons-personality-tests-myers-briggs-could-be-harmful




* 반디심리연구소에서 상담을 받고 싶다면?

https://www.bandiboys.com/q-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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