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심리학 #189.]
저번 글에서 저는 오렌지색 고양이와 나르시시즘을 연결하여 설명을 했었어요.
https://brunch.co.kr/@3fbaksghkrk/435
그러면서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일 수록 더 큰 권력 앞에 굴복한다는 이야기를 했죠. 이번 시간은 그와 관련한 흥미로운 사실을 한 가지 알려드리려 합니다.
다소 정치적 이슈가 들어가 있습니다만, 그 전체가 아닌 일부의 특징이라고 여기시고 보시길 바랍니다.
정치엔 보수와 진보층이 있습니다. 물론 둘로 양분되는 게 아니라 스펙트럼일 뿐 다양한 정치적 스탠스가 존재합니다만 어째 한국에선 수구꼴통과 종북좌파로 서로를 멸칭하며 증오하고 깎아내리죠.
그 중 참 신기한 현상이 있어요.
화 자주 내는 우리 할아버지, 교회 다니는데 매일 욕 하는 옆 집 할머니, 매일 진보 정당 욕하기 바쁜 아무개 누구씨 전부 참... 화를 잘 내요. 도대체 왜 이럴까요? 이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 최근 분노에 관한 연구는 '우파적 권위주의' 성격 특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 중이다.
- 우파적 권위주의(RWA)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권력자에게 무조건 복종한다.
2. '관습적'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하고자 한다.
3. 전통적 도덕 혹은 종교적 규범들의 집합에 집착한다.
- Grenoble Alpes 대학의 Johan Lepage(2020년)은 RWA에 사회적 지배 욕구와 타인 조종 욕구를 추가한다.
- 권위주의적인 사람은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분노 조절을 하지 못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도리어 반감을 주고 문제해결을 하지 못 한다.
- 분노를 경험할 때 심장 반응은 거의 최고조에 이른다.
자유는 좋은 단어이지만, 이웃에 대한 사랑이 없는 이기적인 자유는 끔찍한 폭력이 되고, 범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수 이념이 주장하는 자유 역시 그러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파적 권위주의를 지니고 있는 많은 이들이 주로 '분노'합니다.
이런 현상이 이러저리 뒤섞이며 보수는 수구 꼴통, 화 잘 내는 사람, 매일 욕부터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박힌 거죠.
Johan Lepage의 연구팀은 이에서 착안하여 우파적 권위주의, 사회적 지배 욕구, 타인 조종 욕구를 지닌 이들의 분노를 연구하였습니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실험을 갖은 압박감 속에서 실시하는 방법을 통해 말이죠.
- Grenoble Alpes 대학의 연구팀은 이에서 착안해 실험 설계를 하였다.
- 실험 참가자(198명)에게 강제적으로 실패를 경험하도록 만든 실험에 투입하여 스트레스 정도를 높였다.
- 이 실험에서 RWA가 높은 이들은 실패에 더 큰 생리적 반응성을 보였고, 스트레스 상황이 종료된 후에도 회복 능력이 낮아졌다.
-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불안함과 두려움 때문이었다.
- 자신의 능력, 주변의 환경, 자신의 신념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하는 순간 이들은 커다란 위협을 느낀다.
- 자신이 다소 권위주의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심장 박동 수의 조절일 지 모른다.
화를 자주 내는 이들의 주된 감성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이었습니다.
권위주의를 내세우는 이들은 스트레스 상황 속에 오히려 자신의 권위에 당당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능력이 잘못되었을까, 주변 환경이 나를 해칠까,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어! 이런 생각을 하며 큰 소리를 쳤습니다. 걸핏하면 화를 내고 욕을 했습니다.
정작 알고보면 두려워서 덜덜 떨고 있는 거고요.
최근 우리는 사랑제일교회발 집단 감염 사태로 방역에 또 한 차례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들이 보이는 안하무인, 적반하장 대처를 보며 모두 실망했습니다. 한국 교회는 부패하였다. 저래서 보수가 안 되는 거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대한 판단을 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만 보면, 이들은 자기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며 두려워 하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들의 위에서 잘못된 신념을 만든다면? 그 두려움과 불안함을 종용하여 조종한다면?
상식적으로 일어날 리 없는 이런 상황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죠.
매번 얘기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불합리에 확신하며 합리를 끼워맞춥니다.
깨어있는 지식인이라면 그래서 고립되면 안 됩니다. 모두의 이야기를 수렴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은 그러고 계신가요?
* 출처 자료
1. 오렌지색 고양이가 가장 애교가 많다? [오늘의 심리학 #188.]
- 오렌지색 고양이가 정말 사람과 가장 친밀할까? 에 대한 연구 결과가 담긴 저널입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435
2. 약점과 약자를 무기로 이용하는 사람들. [오늘의 심리학 #175.]
- 약점은 훌륭한 무기이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410
3. 어찌 이리도 이기적이고 꽉 막혀 있을까? [오늘의 심리학 #180.]
- 공감의 핵심은 '차이점을 포용하는 것'입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419
* 출처 자료
The latest research suggests how to talk yourself out of becoming so angry.
Posted Sep 29, 2020 Susan Krauss Whitbourne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