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심리치료로 활용할 수 있을까?
[오늘의 심리학 #219.]
여러분. 동물매개치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최근에 동물매개치료를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강아지와 함께 소통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며 매개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본격적인 치료가 아니라도 반려 동물과의 활동이 사회성을 기른다, 불안감을 줄인다 등의 경험적 근거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매우 흥미로운 저널을 하나 발견했어요.
이런 통상적 사고에 반기를 드는 연구였습니다. 소개합니다.
- 심리치료에 치료견을 매개로 하는 연구를 보면 대개 효과 있다고 말한다.
-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 효과가 있는 지 매커니즘을 밝히지 못 하고 있다.
- Tufts대학의 발달심리학자 Megan Mueller는 치료견과 교감하면 사회성 증진, 개를 만지는 촉감이 스트레스를 줄일 거라는 가설을 세웠다.
- 13~17세 사이의 68명의 10대들을 치료견 그룹/치료견이 없는 그룹으로 나누었다.
- 의도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활동을 한 후 생리적 반응(심박수, 땀 등), 인지능력, 불안감 등을 체크하였다.
그룹 1. 치료견이 옆에 있으나 만질 수는 없다.
그룹 2. 치료견을 만질 수 있다.
그룹 3. 치료견이 없다.
- 결과는 놀라웠다. 치료견은 스트레스 감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효과가 없었다!)
- 다른 최근의 연구에서 무작위 대규모 연구를 한 결과 치료견과의 상호작용이 암 환자 아동의 불안감에 영향을 미치지 못 했다.
- 영국의 장기요양시설에 치료견을 도입하는 39개 연구 중 거의 절반이 치료견의 영향이 없음을 보고했다.
- Megan Mueller는 "우리 가설과 달리 실제 개의 존재는 만져볼 기회가 있든 없든 간에 불안, 자율 활동 등에 의해 인지 능력이 증가한다는 근거가 부족했다." 라고 얘기했다.
연구팀의 실험 설계는 탄탄했습니다.
피험자의 수가 충분했고, 불안에 대한 개별차를 잘 통제했어요. 무작위 표본 추출에 생리적 측정, 주관적 측정 등 측정 방법도 다양했습니다.
연구자가 자신이 세워놓은 가설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그 연구는 '실패'라 여기고 연구를 엎거나, 어떻게든 원하는 결과를 내려 일종의 조작(물론 그러면 안 되지만)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설과 다른 결과를 이렇게 용기있게 내놓은 Mueller 의 용기가 놀랍습니다.
Image by 5688709 from Pixabay이 연구의 의의는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저는 일반인이라서 논문 결과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라고 하지만, 경험적인 배움과 실험적 배움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나는 안 그랬는데?" 라며 자기에게 맞는 결과만 취사 선택하면 굳이 연구를 할 필요가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동물매개치료는 모두 엉터리다!' 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본 연구가 이야기하는 건 "동물매개치료의 단기적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정도니까요.
이후 연구의 방향은 그럼 동물매개의 장기적인 개입에는 효과가 있는지? 만약 없다면 경험적인 사실과 연구 결과가 다른 요인이 무엇인지? 효과가 있다면 단기에서 없던 효과가 장기로 접어들며 생기는 데에 어떠한 이유가 있는지? 등을 밝혀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본 연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네요.
반려동물을 외로움 감소, 사회성 교육, 정서적 안정 등의 수단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동물을 단순한 수단으로 여길 경우 그 어떤 효과도 낼 수 없어요. 자체로써 치료 효과가 없기 때문이죠.
중요한 건 결국 '관계' 입니다. 동물과의 관계 맺음에서 생기는 어떠한 상호 작용. 그게 인간에게 무언가를 확장시키는 게 아닐까요?
어떤 수단이든, 노력 없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습니다. 소모하지 말고 사유하셨으면 해요.
당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면 더더욱이요.
* 출처 자료
Study Finds Therapy Dogs Have No Effect on Anxiety in Teens
New study of therapy dogs shows the importance of publishing negative results.
Posted Feb 22, 2021 Hal Herzog P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