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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녀가 부모 말에 대꾸하지 않는 이유

[오늘의 심리학 #269.]

 "사람이 말을 하면 들어야지!"


 청소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한 아파트 집안에서 오늘도 전쟁이 일어납니다.

 엄마가 하는 말에 대답도 없이 무시한 A군의 반항심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A군도 할 말이 있습니다. 컴퓨터에 열중하다보니 정말로 엄마 말이 안 들렸다고요.

 거짓말이 분명합니다. 그렇게 크게 이야기했는데 못 들을 리가 없죠. 엄마는 더 화가 났고, A군도 결국 화가 나서 방 문을 쾅 닫은 채 집엔 냉기가 흐릅니다.

 어릴 때는 엄마 말을 꼬박꼬박 듣던 착한 아이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바뀌었을까요?

 

 하지만 최근 진행된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어쩌면 A군의 말이 사실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같이 볼까요?


- Journal of Neuroscience 에서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10대가 부모의 말에 대답하지 않는 건 신경학적인 문제일 수 있다.

- 스탠포드 대학의 신경과학 연구자들이 13~16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엄마의 목소리와 낯선 여성의 목소리를 재생하여 들려주고 MRI 영상을 분석했다. 
- 2016년에 동일한 연구자가 7~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비슷한 연구를 했었는데 두 연구를 비교하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 두 연구에서 참가자의 약 97%는 엄마의 목소리를 식별했다.
- 청소년의 경우 낯선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때 보상 처리 및 사회적 가치 부여에 관련된 뇌 영역이 강하게 반응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2세까지의 어린이는 엄마의 이야기를 듣자 뇌가 즉각 반응하며 엄마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13세를 넘긴 사춘기 청소년들은 엄마 목소리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관심의 비중이 큽니다.  즉, 청소년들은 새로운 사람과 함께 하는 대신 부모에 대한 집중력이 줄어든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예전에는 말하면 바로바로 했던 애도 사춘기가 되며 부모의 목소리에 귀를 닫게 됩니다. 그래서 TV나 핸드폰 볼 때 말 걸면 잘 못 듣는 거에요


 어쩌면 이는 매우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청소년기는 성인이 되기를 준비하는 중간 단계이기도 하잖아요? 이제 부모라는 둥지를 떠나 사회로 나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야 할 나이이기 때문에 뇌에서도 우선 순위를 부모에서 사회적 관계 쪽으로 옮기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 자녀가 사춘기인데 부쩍 여러분의 말을 듣지 못 한다면 화를 내기보단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아, 얘가 아주 올바른 방향으로 잘 크고 있구나.’ 라고요. 반항이 아니라 성장이니까요.




* 출처 자료


Why Your Teen Doesn't Listen to You

Research finds the teenage brain is programmed to tune into new voices.

Posted May 19, 2022 |  Reviewed by Ekua Hagan | The Bronfenbrenner Center for Translational Research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evidence-based-living/202205/why-your-teen-doesnt-listen-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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