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 책이 대한민국 최고의 베스트 셀러 ??
대한민국 롱런 베스트셀러
대한힙국 (덕후들의 일상)
매주 새로운 월화수목금을 만드는 힙(hip)리딩 콘텐츠
요즘 어떤 책이 힙하지 ? 월요 힙북
8월의 어느 월요일.
폭염이 쏟아지는 한 낮의 땡볕을 째려보며 에어컨 빵빵하다는 대형 서점을 찾았다. 더위를 피해서든 화장실을 들리기
위해서든 365가지의 핑계와 변명이 있다 하더라도 대형서점은 언제나 힙(hip)하다.
올 여름 최고 피서지인 대형서점 덕후가 되었다.
덕후가 뭐지 ? 일본어 오타쿠(御宅)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준말로 어떤 분야에 몰두해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된지도 오래지 않다. 하루에도 수십건의 말 줄임말을 듣다보니 이해 못할 외국어를 접했던 기분은 지금도 그러하다. 요즘 힙 플레이스인 <스터디카페>를 줄여서 '스카' 라고 하지만 난 얼마전까지 '스카'를 간다는 의미를 SKY 대학에 간다로 당연히 알고 있었고 그만큼 소통의 격차는 무한대로 커졌다. 세종대왕님께서 탄식하실 만한 줄임표 왕국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표준국어 대사전에 나오는 정상? 적인 표현과 문장이 쌓여있는 곳이 바로 서점이다. 그래서 내가 서점을 좋아하고 덕후가 된지도 모른다. 물론 아주 시원하기 때문에 서점을 좋아하는 건 솔직한 심정이다.
영원한 스터디 셀러 ? 바로 이 책
대형서점에는 독자의 시선이 가장 잘 가는 곳에
항상 <베스트 셀러> 코너가 있다. 그 코너를 직접 가서 책
제목만 읽어도 군침이 흐르고 목차만 봐도 배가 부르니
덕후의 기본 증상이다.
이 달의 베스트 셀러. 올해의 베스트 셀러.
형형색색의 책들이 범람하며 말잔치를 이룬다.
행복한 상상이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대한민국에서 영원한 베스트 셀러가 어떤 책인지 답이 나온 걸 보았다. 그 책은 다름아닌.....
참고서이다.
참고서야. 너는 힙하지 않아도 괜찮아.
베스트 셀러 책을 집으려 하는 내 뻗은 팔을 지나 남학생 한명이 지나간다. 몸에 반 이상이 가방이다.
가방에 몸을 실어 다니는 저 남학생은 베스트 셀러의 유혹도 뿌리치며 참고서 코너로 향한다. 그의 뒤를 조용히 따라가본다. 국어 영어 수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사회탐구 등 과목은 하나인데... 출판사마다의 참고서가 한 벽면을 이룬다.
그 학생이 집어들고 비교하는 몇권 참고서를 훔쳐본다.
표지도 그저 그렇고 내용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참고서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 힙하지 않아도 괜찮고 가격도 중요하지 않다. 아마 유일하게 책을 고르며 가격표를 보지 않는 ?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요의 비탄력 곡선 영향을 받는 유일한 매개체 일 것이다.
그 어떤 베스트 셀러도 참고서 앞에서는 기가 죽는다.
참고서를 고른 남학생의 상기된 얼굴과 오버랩되며 누군가의 엄마가 무언가를 찾기 위해 헐레벌떡 등장한다. 부탁을 받은 참고서를 주저없이 집어들고 역시나 참고서 뒷면의 가격표는 잘 보지 않고 만선의 기쁨을 안고 계산대로 향한다.
시대가 변해도 영원히 변치 않는 베스트 셀러.
영원불멸의 존재. 그 이름은 참고서.
참고서를 가득 담은 수레 한가득한 학생들의 가방 사이로
농도 깊은 폭염도 잊혀질까 ?
참고 사는 참고서의 미래
참고서에 담긴 내용이 성적이라는 차이를 만들고 우열을 가리는 지식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바른 밑거름이 되는 보편적 지식이 되기를 희망하며 참고서와 공생하는 무거운 책가방이 그보다 더 가혹한 삶의 무게가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 어른왕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