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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암 치료 2차 시기, 임상1상 준비 4주만에 취소됨

유방암 4기, Life goes on(3)

by 우유강

유방암 4기 진단 이후 치료 1차 시기는 2023년 11월 15일부터 2025년 3월 28일까지

표적항암제인 키스칼리+ 항호르몬제인 페마라를 복용

질 좋은 삶을 잘 누리며 행복했습니다.


왼쪽 유방에 종양이 있었고 왼쪽 겨드랑이 림프에도 줄줄이 종양이 발견되어 악성의 유방암으로 사료된다는 조심스러운 첫 진단이 23년 9월 16일 나온 후로 최근(25년 1월)까지 내가 정말 유방암 4기 환자라고? 이렇게나 멀쩡하고 잘 지내는데? 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어요.


일단 1차 시기는

1. 수술 없어요. (잘은 모르지만 수술 의미가 없다고 하니)

2. 방사선 치료도 없어요.(수술 전후로 종양을 줄이거나 아예 태워 없애 씨를 말리고자 하는 치료인데 암세포가 림프를 타고 이미 온 몸으로 돌고 있으므로 역시 무용한 치료.)

3. 독하다는 항암주사제도 없어요.(1기는 항암이 거의 없으며, 2기나 3기에서 내장 전이 이전에 1세대 및 2세대 항암주사를 사용하는 경우 구내염, 구토, 탈모, 면역 저하 등으로 기존에 알고 있는 암환자의 전형적인 치료 과정과 환자의 모양을 보여줍니다만)

4. 내장전이가 진행된 호르몬양성, 허투 음성인 유방암 4기는 주로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직진하므로(or 풀베스트란트 엉덩이주사제를 사용하기도 함) 키스칼리는 3주간 매일 하루 1번 아침 식후 두알 씩 복용 후 1주일 쉬고 다시 3주복용 1주 휴약을 반복+ 페마라는 매일 하루 1알+ 칼디3 라는 칼슘과 VitD 보충제 하루 1알 매일 복용이 제공되는 화학적 치료의 전부였어요. 이 정도면 소위 개꿀!!! 이었어요.


1차 시기 동안 환자로서의 노력


1. 처음 2개월은 암전문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천지분간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필요한 여러가지 '정보'와 '전문적 돌봄의 정도'를 체험(추후에 별도의 세밀한 후기를 쓸 수 있기를 스스로 바랍니다.)

-비용: 매월 약1,000만원 정도(이때는 직장인 단체실비보험이 있었음. 현재 실비보험이 없는 관계상 불가능함.)

-효과: 암환자로서 갖춰야할 생활에서의 긴장감 있는 태도를 배워서 나옴(아주 예민한 식생활 애티튜드, 운동:걷기나 맨발걷기,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 유혹은 생각보다 많아요..... 등)

-소감: 수술 후 요양시 도움이 크게 되고 가족의 고생을 덜어주지만 지나친 고비용으로 장기 요양은 개인적 자산 잠식과 사회적 보험수가 인상의 늪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2. 요양병원 퇴원후

-일상적인 생활 유지 (경제적 활동 재개에 대한 조급함이 없잖아 있었지만 두시간 이상 정신집중[ex. 독서토론, 글쓰기]에도 에너지가 확 떨어지고 지쳐서 포기)

-서대문구 안산 산책(산길 맨발걷기: 주로 천연동에서 산을 넘어 홍제폭포 쪽으로 이동: 12,000보 정도 나옴)

-천연동 황토길 걷기(황토길만 800m, 왕복 3~4회 12,000보 정도 주 3회 정도)

-취미활동(꽃 수업, 사찰음식, 독서토론 및 글쓰기 모임)

-사람 만나기(이건 지독한 소라게 성향[INFJ -t]으로서는 상당히 기운을 내야 가능한 일)

-버킷 리스트 완료 및 진행 중(마니산 참성단, 한라산 윗새오름 등산, 소설쓰기:진행중[단편이 장편으로 바뀌어서 고전 중임], 정원가꾸기 (한옥 스테이의 숨겨진 뒷뜰에 가끔 가서 꽃 심고 풀 뽑고 ....)


대부분의 항암제의 경우 내성이 발생하고 내성 발생 후에는 다시 종양이 커지는 상황이 오면 다음 치료로 넘어가야 한다는 사실.


2023.11.16. ~ 2024.11.25(CT촬영 결과)

종양의 크기: 아주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고 심지어 유의미할 정도의 크기 감소가 보인다고 해석하신 요양병원 원장님 해석도 있었음.

통증 : 겨드랑이와 유방 종양 부근의 기분 나쁜 통증은 맨발걷기로 통제(저의 경험 상 맨발 걷기를 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게 사실이라서)


그러나 결국...

2025.1.31. ~(CT촬영 결과)

종양의 크기: 폐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데 유방과 림프 종양이 커지고 있음 확인.

자가촉진: 유방 종양이 딱딱해지고 모양이 울퉁불퉁해짐. 종양이 피부조직과 따로 놀았는데 유착되어 달라붙었다는 것이 느껴지며 외형상 찌그러짐이 나타남. 림프종양은 크기가 알알이 만져지고 점점 더 커지고 있음.

ㅡ의무기록사본:4월15일 측정한CT와 뼈스캔 conclusion에 의하면 Lf.breast cancer(d:4cm) enlarged, 전이로 생각되는 BUL, RLL nodules, Rt. cardiophrenic & Lf. internal mammary LNS 큰 변화 없거나 약간 커졌음


치료 2차 시기 돌입


담당 의사샘은 25년 3월 28일 휴먼에 적용하는 임상 1단계 치료 권장.

유방외과 -> 종양내과-> 임상의학과 이전. (유방외과와 종양내과에서도 주기적 진료는 있을 거임).


임상은 주로 조직검사를 통한 DNA 돌연변이 인자를 찾아 개발중인 표적치료제를 적용하는 것인데 임상 1상은 동물 실험 이후 휴먼에게는 최초로 실험하는 단계로 비교적 건강한 환자에게 실시한다는 특징이 있음.


조직검사는 치료 1차시기 시작 직전 KAIST연구원 기부형식으로 수행한 것이 있어서 그걸로 대체함. 이 때 조직검사 비용(본인부담 80~90만원이 절약됨)

의사선생님의 권고는 군말없이 따라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순응적 타입


임상시험 제목은 PIKture-01 : 진행성 고형암이 있는 시험대상자에서 단독요법으로, 그리고 진행성 유방암이 있는 시험대상자에서 내분비요법 또는 HER2 표적요법과 병용하는 PIK3Ka(H1047R) 돌연변이 선택적 억제제인 OKI-219의 최초 인체 적용 임상시험

-임상시험은 B파트에 해당되며 약 56명이 참여, 우리나라에서는 약 20명이 참여하며 OO대 암병원 임상시험 연구원에서는 8명이 등록 가능함.

-등록 조건 중 B형,C형 간염 및 HIV 에 대한 검사 중 하나라도 양성인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조건이 있었는데도 진행하기에 괜찮은줄...

저는 B형 간염 만성 항원 positive 라서 (한마디로 비활동성 보균자)비리어드라는 항바이러스제를 10년 가까이 복용중인 사실도 병원에서 알고 있었는데 간기능이 워낙 좋아서 괜찮을줄 알았나봅니다.

어쨌든 본사에서도 허락이 떨어졌다고 연락이 와서 그 말만 믿고 항암제 중단은 꾸준히 하고 있었습니다.


준비기간

-기존의 항암 약물 복용 중단 최소 3주 이상

-CT. 뼈스캔, 심전도 및 복잡한 혈액검사 실시

-혈액검사에서 백혈구수치와 절대호중구수치가 기준 이하면 시험대상에 들어가지 못함

1차 혈액검사 탈락, 2차 혈액검사 통과

-4월 23일 1차 투약 계획


그런데 말입니다.


4월 23일을 이틀 앞두고 4월 21일 오전에 갑자기 임상대상자에서 탈락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이유는 B형 간염보균이라고.....

이게 무슨......

그동안 종양이 열심히 무럭무럭 커가는 걸 체감하며 동시에 통증도 열심히 자라나는 걸 참아가며 기다려왔는데....

안절부절 못하며 미안해하는 연구간호사님의 전화에 뭐라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어쨋든 환자 입장에서는 다소 위험부담이 있는 임상1상이지만 무료로 표적항암 신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기회이고 그런 기회를 주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화를 낼 수도 없었고요....


오늘 오전 11시에 잡혀있던 종양내과 전문의 진료는 무슨 이유인지 오후 5시로 미뤄졌습니다.

아주 허한 마음으로 이틀을 멍 때리고 보내다 이제 진료를 받으러 갈 준비를 해야합니다.

어떤 얘기를 나누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럴 수도 있다는 걸 알게되었네요.

어떤 값진 결과를 위한 샛길 탐험이었을까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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