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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데드 Apr 29. 2022

제왕나비

제왕나비의 구성은 이렇다. 왕비 총독, 그리고 병사. 비록 나비이지만 개미 군체처럼 무리에 등급이 있다는 것이다. 날개맥이 가는 개체는 수컷이고, 굵은 것은 암컷이다.

이 곤충은 특이하게도 태양을 비롯한 외부 환경의 온도를 통해 열을 흡수하고 서식에 필요한 체온을 조절하는 '변온동물'이다. 따라서 환경과 자신의 생체주기에 따른 최적의 온도를 선택 및 유지할 수 있다.

제왕나비는 총 4개의 세대를 거친다. 1세대 애벌레는 3~4월에 미국 텍사스, 오클라호마, 플로리다에서 태어나 맹독성 박주가리류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다. 섭취한 독은 몸에 저장되어 포식자들이 잡아먹기 힘든 상태가 된다. 이 애벌레가 성충이 되면 5~6월에 알을 낳는다. 그 알은 2세대이고 같은 방식으로 7~8월에 3세대가 출현한다. 1~3세대는 2주일에서 6주일 사이에 북쪽에서 서식하다 수명을 다한다. 9~10월이 되면 4세대가 출현하는데, 이들은 6~8개월의 시간을 생존하며 이전 세대에 비해 몸과 날개가 가장 크다. 1억 마리의 나비들은 멕시코 남부까지 비행하게 되는데 무려 4,000km를 20.8일 동안 쉬지 않고 날아간다. 남부에 도착하면 이들이 머무는 서식지는 '멕시코 오야멜전나무 숲'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에서 왕나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2008년에 지정되었다. 개체들은 나무에 다닥다닥 붙어 서로의 온도를 유지한 채 동면하다가 봄에 짝짓기가 끝나면 다시 북쪽으로 날아가 알을 낳는다. 비록 여린 곤충의 몸을 하고 있지만, 동물의 특성을 지니는 점에서 그들은 지금까지도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나는 제왕나비다. 날개가 시려온다.

제군들이 많이 지쳐있다.

하물며 떨어지는 동료가 보인다.

나는 왜 나는가. 우린 왜 나는가.

쉬지 않고 나는가.


저 아래 인간 무리가 걷고 있다.

'국토대장정'이란 깃발을 들고.

앞으로 나아간다.

같은 곳을 향해.


한 나비가 그러더라.

'우리 조상은 명이 짧다.'

나는 묻는다.

'우리가 무언데 이토록 명이 기나.'


찬 기운 속에,

일면식 없던 조상이 말하길,

'대를 이어가야 할 목표가 있다.'

그래서... 우리 제왕나비는 남쪽으로 가는 거라고.

풍부한 먹이와 따뜻한 안식처가 있으니 나아가야 한다고.




사진 출처 :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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