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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데드 May 08. 2022

광대 노린재

광대 노린재는 국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에 걸쳐 서식한다. 17~20mm의 몸집에 작다고 얕보면 위험하다. 사실 보기처럼 그렇게 위협적이진 않다. 다만 그들만의 '무기'를 조심해야 한다. 주로 수풀이 무성한 곳에서 살며 식물의 줄기에 침을 꽂아 마신다. 신맛이 나는 독성물질을 몸에 저장하고 이는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포식자는 노린재의 맛을 보면 다시 먹지 않는다. 노린재가 죽어도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는 것이 그들의 무기인 악취유발의 독성물질이다. 유충일 때 낙엽 밑에서 겨울을 나고 5월 즈음에 성충이 된다. 상충은 짝짓기를 하고 나면 14개의 알을 잎에 나란히 낳는다. 화려한 무늬를 가지고 있어 '광대노린재'라고 불린다.


나는 광대노린재다. 잎사귀 뒷면에 등을 대고 솔질하는 중이다.

도마뱀이 코를 벌름거리며 주위를 어슬렁 거린다.

못 보던 손님이 집 근처에 나타날 리 없다.

그런데 버젓이 나타났다.

아무런 기척도 없이.


설상가상으로 유추해 보았다.

'흔적을 뒤따라 온 건가?'

'식량난이 왔나?'

글쎄, 이건 아닌 것 같다.


중심을 잃었다.

하필이면 도마뱀 머리 위로 발이 미끄러졌다.

손쓸 새도 없이 삼켜졌다.

다시 눈을 뜰 땐 낙엽더미 위였다.


'뭐 이런 냄새나는 곤충이 있나!'


겔겔 거리며 뒷걸음치는 도마뱀이 울부짖는다.

기억은 하라고 있는 법이다.

광대 노린재를 이제 알았나?




사진 출처 :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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