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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데드 May 04. 2022

대벌레

대벌레의 수컷은 몸체가 가늘고 색깔은 담갈색이며 가슴 등 쪽에 뚜렷하지 않은 붉은 띠가 있다. 암컷은 곤충계의 카멜레온으로 착각할 정도로 주변의 환경에 맞게 몸의 색깔을 변화시킬 수 있다. 알인 상태로 겨울잠을 자며 3월 하순~4월에 부화한다. 대부분의 곤충은 암수 모두 같은 탈피 과정을 거치지만 암컷은 6회, 수컷은 5회 탈피하며, 6월 중하순에 성충이 되어 11월 중순까지 산다. 1일 산란수는 14개 이내이며 1마리 당 600-700개 정도를 낳는다.

또한 대벌레는 의태술의 대가다. 적이 근처에 있으면 다리를 늘어뜨리고 꼼짝을 않는다. 그 모습이 마치 나뭇가지와도 같아서 '대벌레'라고 불리는 것이다. 자벌레의 상위 호환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새나 작은 동물에게 위협을 느끼면 다리를 자르고 도망을 가는데, 수컷은 암컷보다 민첩해서 확률적으로 잡히지 않는다. 이 곤충은 2021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이상으로 서울과 군포를 비롯한 특정 도시에서 대거 발견되어 정부지침에 따라 방역작업이 착수되기도 했다.


나는 대벌레다. 인간들이 동지들을 자루에 쓸어 담고 있다.

저 거대한 작대기는 무엇인가?

그리고 저 큼지막한 자루는?


그들에게 우리는 척결 대상이다.

우리에게 그들은 위험 분자다.

해충이라니.

그럼 우린 어떻게 살라는 거요.


한 인간이 내뱉는다.

'할 것도 없었는데, 대벌레 청소라니. 오히려 좋아.'

섬뜩하기 그지없군.

그와 동시에,

커다란 자루는 대벌레를 삼켰다.




사진 출처 :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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