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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데드 May 07. 2022

유리 날개 나비

유리 날개 나비는 파나마 열대우림에서 서식하는 나비로 투명한 곤충이다. 몸의 전체가 투명한 것이 아니라 날개가 그렇다. 영어로는 GlassWing. '열대우림 속 유령'이라고 이 나비를 연구하던 학자는 말했다. 크기는 야구공만 하다. 곤충 세계에서는 은신술의 귀재들이 생존에 유리하다. 이 나비 또한 그런 곤충으로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에 요긴한 날개를 갖추고 있다. 유리 날개 나비는 날갯짓을 해도 햇빛을 반사하지 않기에 더욱 유리한 것이다.

나비의 날개는 '키틴'이라고 불리는 천연 폴리머의 박막층으로 구성되어 미세한 비늘로 뒤덮여 있다. 보통의 경우 나비는 날갯짓을 하면서 비늘 사이로 빛을 통과시킨다. 유리 날개는 비늘의 수를 줄일 뿐만 아니라 강모로 바꾸어 빛이 날개를 더 쉽게 통과하도록 만든다.

또한 투명한 날개는 왁스층으로 코팅되어 있으며 현미경으로 유리 날개를 들여다보면 나노기둥이 존재한다. 나노기둥은 날개의 표면을 거칠게 만들어 다양한 각도로 빛을 반사한다. 일종의 과속방지턱 작용을 한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 나비를 연구하던 한 연구원은 반사방지 속성을 활용해 태양전지판의 효율을 향상하고 눈부심 방지 렌즈의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나는 유리 날개 나비다. 새가 자꾸만 기웃거린다.

거울을 찾는 건지, 뭔지.

알게 뭐람.


새의 시선이 느껴진다.

몸을 장전하고

총알처럼 날아온다.


한 가지 알려주지 않은 게 있지.

눈을 멀게 할 수 있는 것.

다만, 안 할 뿐이야.


나비라고 얕보다간

큰코다칠걸!

이 세상에 유리 날개 나비는

흔치 않으니까.




사진 출처: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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