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착함

2024.12.03

by 조롱

그는 항상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있으면서
예의와 도덕적 선을 깍듯하게 지켰다.
그는 사람이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가 생각한 대로 살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착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그 말이 듣기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착함에 너무 몰두하여
자신의 규칙을 넘어 희생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자
그는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그는 더 이상 착한 사람이라는 말이 듣기 싫었다.
그 호칭은 자신을 너무 갉아먹으며
이성을 멍청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이미 그 역할에 깊게 자리 잡혀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결국 그 자리에 박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었고
밑동만 남은 처지가 되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당신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