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의 사진첩을 열어보면 수천 개의 사진들이 널려있다.
여행사진, 음식사진, 친구사진등 다르지만 비슷한 사진들이 수백 개씩 널려있다.
당시에는 각 사진이 조금씩 달라 특색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무엇이 다른 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는 핸드폰 사진첩 같은 것이 여러 가지 있다.
분명 나중에는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해 놓고는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던 나의 추억의 방임들이.
그런 것들을 한 번씩 열어볼 때면 기억의 반가움이 아닌 정리되지 않은 현실의 숙제들이 몰려온다.
사람의 흔적은 쉽게 남고 그 흔적은 사람에게 줄줄이 매달려간다.
그리고 사람은 좋은 흔적이든 나쁜 흔적이든 흔적들을 쌓아간다.
우리는 단 한 번의 손짓으로 너무도 쉽게 흔적을 쌓을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간다.
그리고 그 흔적들을 쉽게 방치해 놓는다.
나는 가끔 내가 방치한 흔적들을 바라보며 훗날에 정말 열어보고 싶을 만한 흔적들인지 생각해 본다.
나에게 흔적은 과연 그렇게 쌓아놓을 가치가 있는 것인가.
5년 전 손가락질 몇 번으로 너무도 쉽게 만들었던 사진첩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