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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석 Nov 06. 2023

다름 나무와 뽕나무를 놀잇감으로 다듬다.

 놀잇감

   

전에 제 아내는 발도르프 교사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유치원 현장에서 열심히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였던 유치원 교사였습니다.     


정형화되지 않는 나무토막을 구한다고 하기에 마침 학교에서 어린이날 행사로 나무 자르기를 했던 토막 난 뽕나무가 있어 다듬어 준다고 하니 좋아합니다. 학교에는 도담실이라 불리는 목공실이 있습니다.  STEAM형 교실 만들기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만든 목공형 교실입니다. 열심히 기계로 나무를 갈고 다듬는데  유치원 교구로 쓴다고 하니 동료 교사가 어렵게 잘라 가지고 온 다름 나무를 전기기계톱으로 쑥쑥 잘라 주었습니다. 무늬 색깔이 예쁜 다름 나무에다가 참기름을 발라주면 그 무늬가 오래간다는 조언도 해 주었습니다.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저녁 늦게 까지 3일 정도 틈틈이 쉬는 시간마다 다듬어 가져다 주니 부인이 고마워합니다. 아이들이 잘 가지고 논다고 하니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0-7세 시기 놀이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어야 합니다. 상품화된 장난감이나 완전한 플라스틱 인형은 이 시기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단절시켜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간단한 천 하나를 가지고 놀더라도 이 천을 뒤집어쓰고 공주가 되기도 하고, 또 짐을 나르는 가방이 되기도 하는 등 놀이가 연속적으로 변하는 자료들이 좋은 놀이 도구입니다. 이러한 유동적인 놀이 도구들이 상상 활동을 생동감 있게 자극하여 아이 두뇌 형태에 조형적으로 작용하게 합니다.


발도르프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인형에 눈, 코, 입이 없는 까닭은 인형에 자기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며 상상력 발달에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감각을 속이는 플라스틱 장난감보다는 자연물을 이용하여 건강한 감각을 길러줄 때 몸은 잘 발달되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여러 감각적인 것들과 올바른 모범을 보이는 어른에 의해 아이의 몸은 건강하게 성장됩니다. 이 시기에 건강하게 발달하는 육체는 평생 죽을 때까지 가져가기 때문에 정말 중요합니다. 아이의 온 힘은  오직 육체를  형성하는데 모두 사용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달하기 때문에 놀잇감도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0-7세 시기에 상상력적인 놀이가 부족한 채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면 창의력을 형성하는데 지장을 줍니다. 이는 사춘기 시기에 사고력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아직 유아기의 연장인 1학년에서도 놀이들을 어느 정도 경험시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무토막, 고무마개 등을 이용하여 놀이에 집중하며 흠뻑 빠져들게 경험시켜 주고 수업으로  들어가면 선생님의 이야기도 잘 듣게 됩니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학습지로 길러 주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나 아이의 내적 그림 같은 상상력들을 많이 생기게 하느냐에 따라 창의력과 상상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내적 그림들은 듣는 것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먼 옛날부터 전해 오는 이야기들이나 그림형제 동화들은 내면적인 그림을 그리기에 좋은 자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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