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세대 갈등은 왜 일어날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젊은 사람에게 일을 몰아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던 것들이 고정관념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정관념이 쌓이면 상대방에 대한 오해를 야기하고 서로에 대한 갈등을 지속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소통과 협력은 어려워지고 학교 문화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메트러스 연구소(Metrus Institute) 소장 ‘윌리엄 A. 쉬에만’에 따르면 “고정관념 때문에 남녀 구별, 인종 구별이 생겨났고 이제는 세대까지 부적절하게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밀레니엄 세대 내에서 나이가 엇비슷한 경우에도 개인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자체 연구 결과에서도 세대 간 차이보다 같은 세대 내 개인별 차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난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인간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해법은 세대가 아닌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바라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창의적 리더십 센터(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의 ‘제니퍼 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세대별 차이보다는 개인별 차이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대별 고정관념을 해결하지 않으면 조직에 대한 적극성과 일체감이 저하된다고 말합니다.
실제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젊은 선생님의 경우에도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남에게 일을 미루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경력이 많은 선생님들 중에도 책임감을 갖고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선생님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세대별 차이보다는 개인별 성격이나 태도 등에 따라 교직에서 생활하는 모습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려면 일단 나이 많은 교사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변화를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질문을 ‘학교는 왜 일하는 사람에게만 일을 몰아주나요?’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 의해 유지됩니다. 이탈리아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는 20:80 법칙을 이야기하며 이 현상을 설명했습니다. 파레토의 법칙으로도 불리는 이 법칙은 개미 집단에서 20%의 개미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머지 80%의 개미는 빈둥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직장 사회에서도 이 비율이 비슷하게 적용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80%의 일개미들은 쓸모없는 존재일까요? ‘하세가와 에이스케’의 책 <일하지 않는 개미>에는 흥미로운 결과가 있습니다. 그 책에 따르면 80%의 개미는 일부러 빈둥거리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도 일하지 않는 존재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이 지쳐서 일을 멈추면 그들을 대신해서 일을 한다고 합니다. 80%의 개미는 집단의 존속에 꼭 필요한 일만 하며 평소에는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열심히 일하는 개미의 역할이 순환되어 집단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조직 원리가 지속적으로 발동된다고 합니다.
혹시 다른 선생님들도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데 선생님이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아닐까요? 우리 주변에는 육아 때문에 집에 가서 아기를 돌본 후 밤늦게 일하는 선생님도 있고,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물론 학기 초에 업무 분장을 할 때 눈에 보일 정도로 불공평하게 일이 배정되거나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은 예외입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일을 맡기 전에 확실하게 거절 의사를 전달하거나 불만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직장인의 고민 사마천에게 물어라-거절이 너무 어렵습니다.’를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뺀질거리며 일을 기피하는 사람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이 싫어할 것입니다. 그런 선생님들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받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사마천 「사기」에서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나라 황제 문제文帝는 승상을 맡고 있는 진평陳平과 주발周勃의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이 두 사람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평소 황제는 다른 신하들은 부지런히 일하는데 두 승상은 하는 일도 없이 궁궐에서 빈둥거리며 시간만 보내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참다못한 황제는 진평과 주발을 불러 국정에 관해 물었습니다. 과연 두 사람은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문제가 조회를 하며 주발에게 물었다.
"한 해 동안 전국의 재판이 몇 건쯤 있는가?"
주발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알지 못합니다."
그러자 황제는 또 물었다.
"한 해 동안 금전과 곡식의 수입과 지출은 얼마나 되는가?"
주발은 또 알지 못한다고 사죄하였는데 땀이 등을 타고 적시며 대답할 수 없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이에 황제는 좌승상 진평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진평이 말했다.
"폐하께서 질문하신 대답은 모두 주관하는 관리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황제가 말했다.
"주관하는 자가 누구인가?"
진평이 말했다.
"폐하께서 재판에 대해 물어보시려면 재판을 담당하는 정위를 찾으시고, 금전과 곡식에 대해서 물으시려면 이를 담당하는 치속내사를 찾으면 됩니다."
그러자 황제가 물었다.
"각각의 업무를 주관하는 자가 있다면 그대들은 하는 일이 무엇인가?"
진평이 말했다.
"저는 신하들을 주관합니다. 재상이란 위로는 천자를 보좌하며 음양을 다스려 사계절을 순조롭게 하고, 아래로는 만물이 제때에 길러지도록 하며, 밖으로는 사방의 오랑캐와 제후들을 진압하고 어루만지며, 안으로는 백성들을 친하게 하여 복종하게 하고, 관리들로 하여금 각자 그 직책을 맡게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말을 듣고 크게 칭찬했다.
-진 승상 세가-
업무에 따라 주관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진평의 말처럼 선생님들에게는 각자 맡은 역할과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어떤 역할과 일이 힘든지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나요? 기안한 횟수가 몇 건인지, 맡은 예산이 얼마나 되는지, 민원이 많은 학급을 맡았는지, 학교에서 초과근무를 얼마나 하는지 등 이런 것으로 업무량을 비교할 수 있나요? 아마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능력과 성향이 다르고 학교 여건 및 상황에 따라 업무의 중요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을 많이 한다는 기준 또한 분명하지 않습니다. 1시간이면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양이라도 2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2시간 동안 그 일을 천천히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일이라도 선생님마다 업무 능력 혹은 일에 대한 익숙함에 따라 처리하는 속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말처럼 다른 선생님의 일이 내 일보다 적어 보이고 쉬워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지사지’라는 말처럼 다른 선생님이 했던 일을 맡게 되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타인과의 비교’는 선생님이 지금하고 있는 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선생님의 정신 건강만 해칠 할 뿐입니다. 어차피 결정된 사항이라면 다른 선생님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맡은 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업무 배정을 받을 때 이런 마음이 든다면 업무가 배정되기 전에 당당하게 이야기하기 바랍니다. 그렇게 한다면 선생님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