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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쌤의 방구석토크 Mar 06. 2023

설득의 비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물어라

  여러분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상대방과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지위나 나이를 이용하여 갈등을 조정하거나 억누를 수 있지만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최근 사회현상을 비추어볼 때 올바른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해결 방법은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에서 OO관리자가 학교 내 문제를 강압적으로 해결하려다 선생님들의 민원으로 징계를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설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행동 경제학과 뇌과학 등 많은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성적인 판단으로만 행동하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좋다’, ‘나쁘다’등 가치판단의 문제가 발생하면 더욱 감정에 휘둘린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가치판단의 문제는 주관적인 영역이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 상황도 가치판단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해도 마음속에 있는 반발심을 말끔하게 지워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위대한 철학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을 설득할 때 마음속의 반발심을 말끔히 없애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을 설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사학>을 집대성하여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을 설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방법을 활용하여 상대방을 설득해야 된다고 말했을까요? 그는 설득의 3요소로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설득의 방법을 알기 위해 설득의 3요소인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를 살펴보겠습니다.


  ‘로고스’는 상대방에게 명확한 증거를 제공하기 위한 논리를 말합니다.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어떤 사실이나 증거를 사용해서 논리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방이 그 말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뜻하는 ‘파토스’는 설득당하는 청자의 심리상태입니다. 설득을 하려면 듣는 사람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말솜씨와 논리를 갖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해도 설득당하는 사람의 마음 상태나 처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에토스’는 설득하는 화자가 가진 진실성, 카리스마, 도덕성, 매력 등을 말합니다. 논리에 맞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서 말을 해도 그 사람의 자질을 의심받는다면 상대방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상대방을 설득할 때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가 균형 있게 작용해야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공적인 설득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화자의 인품은 그를 신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로 만들 수 있게끔 이야기될 때 설득의 원인이 된다. 대체로 우리들은 거의 모든 것에 대해서 믿을 만한 사람을 더욱 쉽게 신뢰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지식의 범주를 벗어난 문제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할 때 우리들은 믿을 만한 사람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 우리는 역시 화자의 인품이 모든 설득의 수단 중에서 가장 막강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논리적인 말솜씨와 상대방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입니다. 만약 내가 누군가에게 신뢰받는다면 나의 주장에 대한 논리가 부족하고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예민하게 파악하지 못해도 그 사람 설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상대방과의 신뢰가 설득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신뢰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대방에게 신뢰받는 방법을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대화할 때 혼자만 이야기하지 말라.

대화라는 것은 혼자서 독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말은 최소한으로 하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말을 많이 하면 실수하기 마련입니다. 

2. 상대방에 맞는 화제를 선택하라.

상대방이 좋아할 것 같고 도움이 될 만한 화제를 대화 내용으로 삼아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 아니라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내용을 먼저 화제로 삼아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3. 자기 자랑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은 없다.

자신은 어디 고등학교를 나왔고 또 누구와 친하던가, 술을 누구와 마셨다느니 하는 자랑은 자신의 부족한 인격을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뛰어난 사람은 빛나기 마련입니다. 자기 자랑을 멈추고 남을 칭찬하기 바랍니다. 


“봄꽃은 예쁘지만 떨어지면 지저분해요. 그래서 떨어지는 꽃잎을 주어가는 사람이 없죠. 다 쓸어버립니다. 그런데 잘 물든 단풍은 떨어져도 주워 가죠.” 

                                                                                                                                -법륜스님-


  봄꽃은 화려해 보일지라도 그 화려함이 끝나면 아무도 쳐다보지 않습니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자랑은 결국 사람들의 외면만 받게 될 것입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잘 물든 단풍처럼 겸손함을 갖추길 바랍니다.

  신뢰를 쌓는 것은 하루아침에 될 수 없습니다. 은행에 적금을 넣듯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노력한다면 복리로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적금처럼 언젠가 눈에 띄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직장이나 여러 단체에서 주변에서 신뢰받는 사람이 된다면 말솜씨가 부족하거나 조금 눈치가 없어도 힘들지 않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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