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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May 29. 2022

풀도 생명이

오늘은 인생(20220529일)

5월의 마지막 주일이다. 어제도 오늘도 덥다. 그런데 출근했다.  덥다. 마음도 덥다. 점심 먹고, 주변을 돌아보니 잡풀이 많이 보였다. 며칠 전에 사용했던 제초기로 잡풀을 벴다. 한창 작업 중인데, 지나가시던 어르신이 말을 거신다.


"그 기계로 하면 잡풀이 다 죽어요?"

"아니요. 그런데 얘네들도 살아야지요."

"그렇죠. 똑똑하시네."


내가 왜 '얘네들도 살아야지요.'라고 대답했는지 모르겠다. 다른 곳에 풀을 베면서 '맞다. 이 얘네들도 생명이 있지. 그리고 이렇게 이곳에서 자란 이유가 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이유가 있지


풀들이 이곳에 자랐다가 베였다가 다시 자라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이곳에서 풀들을 베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가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도 이 세상에 태어나고, 지금껏 자란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여전히 꿈을 꾸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다만 무심하게 살아가는 내가 모를 뿐이지. 그 이유를 찾아서 오늘도 근무에 최선을 다하고, 집에서는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 이유를 찾는 최선의 방법일 게다.


땡볕에 풀을 베다가 별생각이 다 든다. 지나가는 할머니의 질문에  많은 생각을 하는구나. 일상의 질문이 나를 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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