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20714목)
수영을 다시 시작한 첫날, 25m 래인이 100m 트랙처럼 길어 보였고, 수영 시작 전 스트레칭할 때 고요하게 흐르는 물소리는 산속 어느 깊은 곳의 계속 소리 같았으며, 7년 전 입었던 수영복이 수영 중에 혹시나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아무런 사고 없이 50일이 지났다.
조금씩 수영장에 익숙해지더니, 주변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내 옆에서 같이 스트레칭하는 부자(父子) 수영팀이 눈에 가장 띄었다. 이 부자( 父子)는 매일 결석하지 않고, 열심히 수영을 배우는 것 같았다. 아빠는 30대 후반으로 보였고,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 같았다. 아들의 수영복이 조금 커서 흘러내릴 것만 같았지만 아들은 스트레칭 시작 전에 자유형 팔 돌리기 연습하면 나름의 루틴이 있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스트레칭이 끝나고, 나는 중급반으로 그 부자(父子)는 초급반으로 이동했다. 내가 접영을 열심히 배울 때, 그 부자(父子)는 나란히 물 밖에 엉덩이를 내놓고 자유형 발차기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때, 아빠는 수영을 조금 할 것 같은 카리스마였는데, 부자(父子)가 나란히 앉아서 발차기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고, 보기 좋았다.
강습이 끝나고, 샤워하면서 무뚝뚝할 것 같은 아빠는 아들을 알뜰히 살핀다. 궁금해진다. 밤 10시 넘어서 집에 가는 중에, 무슨 이야기를 하면서 갈까.
‘혹시 오늘은 서로의 수영 발차기에 관해서 이야기할까? 아니면 야식으로 햄버거 먹으러 패스트 푸드점에 갔을까?’
다음 주 화요일이 기대된다. 그 부자(父子)가 다정한 모습으로 나란히 앉아서 발차기하는 모습이. 아무래도 아들이 아빠보단 수영을 더 빨리 배우겠지. 그럼 아빠는 흐뭇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겠지.
‘역시 내 아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