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펌프차 운전을 하고 있다. 15년 동안 한 번도 운전해 본 적도 없고, 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소방차(5t)를 운전할 줄이야.
오늘은 여러 번 출동을 나갔다 왔다. 힘들다. 승용차가 아니기에 큰 펌프차를 운전은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마음도 몸도 긴장된다. 게다가 지금 근무하는 지역 특성상 고 바위가 많기에 초보 운전자인 내게는 정말 몹시 어렵다.
다행히 오늘도 사고 없이 주간 근무를 마쳤다. 며칠 전에 소방서 앞 회전교차로 부근을 돌면서 소방차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바람이 운전하고 있는 내 이마의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갔다. 그 느낌이 정말 좋았다. 아마도 무사히 출동을 마치고 돌아온 내게 바람이 주는 선물 같았다. 오늘도 비좁은 시장길 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며칠 전에 느꼈던 바람을 또 느꼈다.
다행이다. 늘 힘들고, 긴장되는 운전이지만 바람의 선물을 느낄 여유가 있음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