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30727목)
밤 10시쯤 산책을 했다. 평소 자주 산책하는 길을 걷는 중에 초등학교 4학년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태권도 띠를 맨 채 엄마랑 통화를 한다.
“엄마, 나 데이터 다 소진됐어?”
“뭐라고?“
”나 데이터를 다 썼다고!“
”어쩔~“
”(급 대화 주제를 바꾸더니) 엄마 지금 뭐 해?“
”몰라“
엄마랑 전화를 끊은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데이터를 뭐 하다가 다 썼어??“
”게임하다가요.“
”집에서 게임 안 해?”
“밖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요.”
”아. 미안해. 옆에서 전화 통화하는 이야기 들어서.“
”아니에요. 안녕히 가세요.“
”응. 잘 가.“
초등학생도 어른만큼이나 바쁘구나. 방학인데도.
다시 나의 갈 길을 걷다가, 아까 그 남자아이는 분명히 엄마한테 데이터를 더 받았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왜냐하면 엄마와 전화하는 데, 마치 옆에 있는 친구처럼 아주 친근하게 대화하고, 급 주제 전환까지. 아마도 집에 가서 데이터 다 썼다고 엄마한테 한 소리 듣겠지만 아이가 원하는 데이터를 얻고 기쁨의 미소를 짓고 있을 듯싶다.
그나저나 우리 아이들 데이터는 1기가인데, 내가 너무 했나? 왜 반성 모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