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지구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주 Feb 22. 2018

편의점보다 호텔에서 더 싼 빈땅맥주

발리하면 빈땅이죠

해외 여행지에서 그 나라의 로컬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시간은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다. 때로는 화창한 날씨를 즐기며 마시는 시원한 낮맥 한잔이 여행 분위기를 배가시켜주기도 한다. 발리의 로컬 맥주 빈 땅은 라거 맥주인 우리나라의 카스나 하이트와는 다르게 필스너 맥주라서 맛이 진하다. 묽은 느낌이 전혀 없고 꽉 찬 맛의 필스너. 탄산감보다는 맥주의 향과 쓴맛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이었다. 왜 발리 다녀온 사람들이 항상 빈땅 얘기를 빼놓지 않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뜨거운 햇살 받으며 낮맥

대부분의 나라에서 술은 식당에서 사 먹는 것보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이 더 싸다. 그래서 발리에서도 빈땅 작은 거 한 병이 식당에서 25000~30000루피아 정도 하길래 편의점에서는 15000루피아 정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편의점도 가격이 똑같거나 한화로 2~300원 쌀뿐이었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술을 싸게 사들고 숙소에 가서 한 잔 더 마시는 걸 좋아하는데, 비싼 편의점 가격 때문에 발리에서는 '숙소에서 한 잔 더'의 메리트가 별로 없었다. 게다가 우연히 발견한 비비큐 맛집에 갔더니 거기선 한 병에 20000루피아인 거다. 그 뒤로 그 비비큐 집은 우리의 단골집이 되었다.


꾸따를 떠나 좀 더 시골스러운 우붓에 왔더니, 이게 웬 걸, 식당의 술값보다 편의점 술값이 더 비쌌다. 우붓은 꾸따보다는 조금 물가가 싼 편이라 대부분의 식당에서 25000 루피아면 스몰 사이즈 빈땅 한 병을 사 먹을 수 있다. 그날도 역시 저녁을 먹으며 빈땅을 한 병씩 마셨고, 숙소의 뷰가 좋으니 숙소에서 한 병 더 마시자며 편의점에 들렀다. 그러나 진열대 앞에서 우리는 눈을 의심했다. 빈땅 330ml 한 병이 30000루피아가 아닌가. 혹시 다른 맥주랑 가격표가 바뀐 건가 싶어 다시 한번 살펴보았지만 제대로 꽂혀있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풀빌라 룸서비스 메뉴판의 빈땅 가격이 25000루피아였는데. 그래서 우리는 우붓에서는 편의점을 이용하지 않고 방에서 술을 시켜 먹는 호사(?)를 누렸다.

불친절한 편의점 가격 빼고는 모든 것이 매력적인 우붓

물론 까르푸나 동네 대형마트에 가면 더 싸겠지만, 잠시 다녀가는 여행객 입장에서 그렇게까지 발품을 팔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또 하나, 발리의 편의점은 같은 이름의 편의점이라 하더라도 지점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많아야 한화로 몇백 원 차이이긴 하지만 현지 물가를 고려했을 땐 큰 차이다. 우리나라에서 편의점을 동네슈퍼처럼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발리의 편의점은 정말 긴급할 때 이용하는 곳인 것 같다. 발리에 여행 오실 예정이라면, 빈땅은 편하게 식당에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맛난 현지음식과 함께.  

매거진의 이전글 2시에 퇴근해도 괜찮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