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상담관으로 근무할 때 나는 대부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중대나 대대로 상담 가면 간부들이 나와서 차 문과 출입문을 열어주고 아주 깍듯하다.
지나치리만큼 젠틀해서 불편하다.
마치 음식 재료가 좋지 않을 때 양념을 많이 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내가 이런 깍듯함에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한가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담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군과 군 간부가 상담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인지 일부인지는 모르나 상담을 신뢰하지 않는 간부는 있다.
전역을 앞둔 군 간부가 전역 후 자신도 “상담이나” 해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내 가슴에서 뭔가가 욱하고 올라왔다.
나는 상담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가공인 자격과 공인민간 자격증을 갖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그 후에도 상담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쉼 없이 공부하고 있다.
상담사 자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력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가라고 할 정도로 상담사는 끊임없이 공부한다.
자신이 선택한 상담이론을 숙달하기 위해 워크숍과 집단상담, 공부 모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공부한다.
상담이론과 상담실제를 병행하면서 전문가로서 발전하려는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상담 과정에서 이런 노력은 상담의 질을 좌우한다.
공부를 지속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렇기에 초심상담자들은 수입의 많은 부분을 상담 공부에 재투자한다.
초심상담자 수입은 많기가 어렵기에 상담 공부에 재투자하는 것은 초심상담자 삶에 부담이 되지만 상담사들 대부분은 기꺼이 감당한다.
직업윤리 측면에서나 상담 현장에서 유능감에서, 전문상담자로 성장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담 분야 석사를 졸업하고 나면 완성이 아니라 본격적 출발이다.
이제부터 상담 공부가 시작된 것이다.
박사 과정을 가고 수퍼바이저에게 지속적으로 분석과 지도를 받으며 동료 공부 모임, 각종 학술 대회, 워크숍 등에 참여한다.
개인적으로 전공서적은 한 권을 평균 3번 이상 읽는다.
한번 읽어서는 내 것이 되기 어려운 내용이기에 여러 번 읽어서 거의 머리에 그려질 정도로 읽어야 된다.
심리, 상담 서적과 상담에 도움이 되는 명상, 종교, 사회, 인권 책은 여러 권을 매일 읽는다.
많은 상담사들은 책과 가깝기 때문에 책을 내기도 한다.
상담자가 된다는 것은 직업인으로 완료된 상태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끝없이 창조하는 세계를 이해하는 것에 가깝다.
초심상담자일 때는 상담공부가 너무 어려워서 전공서적을 읽어도 이해가 전혀 되지 않기도 했다.
이런 공부를 끝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 참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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