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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상담소-고스트 씨 3회기 상담: 콩가루 집안

by 마음햇볕



사설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좋고도 힘들다.

좋은 점은 내가 생각하는 상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객원 상담사나 급여 상담사로 기관에서 근무할 때 부품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느 부분에 끼워져서 적당히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오늘은 느리게 움직이고 싶거나 멈추고 싶어도 허용되기 어렵다.

센터나 기관에서 상담할 때마다 매번 규정을 강조하지 않지만 의식이 된다.

그래서인지 상담에 온 에너지를 쏟기 어렵다.

상담을 대충 하진 않지만 상담에 에너지가 새는 느낌이다.

상담센터를 시작하고 상담사로 정체성을 뚜렷하게 느끼게 된 것은 새는 에너지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온전히 상담에 집중하게 된다.

기관이나 내 센터에서나 똑같은 양의 상담을 해도 다르다.

내 센터에서 하는 상담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오전에 왔는데 벌써 밤이다.

기관에서 상담할 때는 퇴근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잡는 사람도 없는데 도망치듯 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어져 있다가 해 뜨면 끌려가듯 출근하고 다시 도망치 고를 반복했다.

상담센터를 오픈하고 나니 이곳이 내 직장이구나 싶었다.

기관에 다닐 때도 직장이었지만 마음이 움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 센터에서 힘든 점은 책임을 나눌 대상이 없고 청소와 신경 쓸 곳이 늘어난 것이다.

청소를 수월하게 하고 청결도 유지할 수 있도록 센터에서 실내화를 신는다.

상담 측면에서는 내담자가 실내화를 갈아 신으며 외부와 내부 공간이 달라졌음을 인식하기 원했다.

상담센터 이용자 안전과 쾌적함, 주차, 청결, 상담 의뢰처 행정, 일정 변경과 조율 등 상담센터 운영은 일상처럼 이뤄진다.

무엇보다 센터 수입은 운영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지향하는 상담 가치보다 앞서지는 않는다.

내담자가 신뢰할 수 있고 숨 쉴 수 있는 상담센터이길 바란다.

병원에 있는 것처럼 긴장하길 원하지 않는다.

내담자가 상담센터에 있는 동안은 내 공간이라 느끼길.

힘들게 길을 걷다가 깜짝 선물처럼 만나는 벤치 같은 곳이길.

상담료로 공간을 관리한다.

상담자 대상 센터 오픈과 운영 교육할 때 어떤 상담자가 상담 후 내담자에게 상담료를 요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 상담자는 급여 상담 경험만 있어서 상담료 지불 요구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너무 어렵다고 하면 상담자 역전이를 살펴봐야 한다.

왜 요구하기 어려운가?


고스트 씨는 3회기 상담에서 심리검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비용이 있다는 내 설명을 듣고 자신 생각과 다르다고 항의했다.


“상담료에 검사 비용이 포함되어야 하지 않나요?”

“심리검사는 모든 상담에서 필수가 아니고 선택이기 때문에 비용이 별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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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음햇볕입니다. 저는 작지만 알찬 마음햇볕 심리상담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상담 관련 글과 "상담 소설"을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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