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씨는 10분 늦게 도착했다.
도착해서 상담실에 들어오지 않고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렸다.
커피 향이 센터에 천천히 퍼져나갔다.
마치 교실에 들어오기 싫은 아이처럼
최대한 시간을 보내는 듯 보였다.
나는 일어서서 고스트 씨를 기다렸다.
고스트 씨뿐 아니라 내담자를 맞이할 때
상담자인 나는 일어서 있다.
상담받으러 오는 내담자를 환영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고스트 씨는 머그컵을 들고 상담실로 들어왔다.
나와 눈이 마주쳤고 우리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고스트 씨는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의자 등받이에 밀착해서 앉은 고스트 씨는
가능한 나와 물리적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심리적 거리가 물리적 거리의 그림자처럼 일어났다.
고스트 씨는 끌어안듯 쥐고 있는 커피를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신다.
나는 고스트 씨가 말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린다.
상담 타임 워치가 4분을 넘겼다.
고스트 씨는 머그컵에 뭔가를 빠뜨린 것처럼
머그컵만 쳐다보고 있다.
나는 고스트 씨를 관찰한다.
고스트 씨도 내 시선을 느끼는 것 같다.
서로 아무 말도 없는데
쫓고 쫓기는 기분이 든다.
애써 내 시선을 떨쳐내려는 듯 보이는 고스트 씨는
작게 한숨을 쉰다.
달아나다가 숨이 찼나?
내가 말을 시작할까?
기다려야 한다는 느낌이 동시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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